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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끼리도 장례식장에 간다 - 동물들의 10가지 의례로 배우는 관계와 공존
케이틀린 오코넬 지음, 이선주 옮김 / 현대지성 / 2023년 1월
평점 :

세계적으로 유명한 행동생태학자이자 코끼리 전문가인 저자 케이틀린 오코넬은 지난 30여 년간 코끼리, 원숭이, 얼룩말, 코뿔소, 사자, 고래, 홍학 등 수많은 동물을 관찰하고 연구 했습니다. <코끼리도 장례식장에 간다>는 우리 인간의 기원과 본성을 야생동물에게서 찾고 그들로부터 인간의 기본적인 본능과 욕구를 탐색해 보는 책입니다. 책을 통해 인간과 자연이 어떻게 연결되고 공동체를 이루어 살아가는지 생각해 보는 책입니다.
아프리카는 인류가 처음 등장한 곳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닙니다. 현대 사회는 바쁘게 돌아가고 엄청난 기술 발달로 우리는 그동안의 복잡한 생활방식을 버리고 의례를 지나치게 가볍게 여기게 되었습니다. 물론 거대한 의례가 보여주기식 허래허식이 되어서는 안되지만 사람으로서 해야할 의례는 반드시 필요하다는 생각입니다.이 책은 코끼리 뿐만 아니라 침팬지, 오랑우탄, 늑대, 개, 사자, 얼룩만, 고래, 홍학, 물고기에서 곤충까지 의례가 얼마나 중요한지 의례는 왜 필요한지에 대해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최초의 기록에서는 전염병을 옮길까봐 걱정된다면 사체를 멀리 치우는 편이 낫다고 제안하는 부분이 있다. 인류학자들은 애도와 사체를 처리하는 행동을 구분한다. 애도는 공통의 정신적 고통이나 깊은 슬픔을 공유하는 조금 더 높은 수준의 행동으로 흔히 장례라고도 불린다. ---p.228
코끼리의 생리적인 변화는 현재 강렬한 감정을 느끼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코끼리들이 죽은 코끼리를 찾아가는 의식은 인간의 장례식과 비슷하다. ---p.239
어린시절엔 부모님과 손을 잡고 동물원에도 자주 가고 동물의 왕국을 많이 시청하면서 어른이 되었습니다. 어른이 된 일상은 너무나 달랐습니다. 개나 고양이를 기르지 않고 동물에 관해서도 관심이 줄어 들었다는게 왠지 책을 보면서 많은 것들 느끼게 됩니다. 동물들은 서열에 따라 줄을 서서 일사불란하게 인사 의례를 지키는 것에서 볼 수 있습니다. 고릴라나 침팬지는 끌어안고, 침팬지의 보노보는 입을 맞추고, 얼룩말은 가볍게 물고, 유인원들이 상대방을 끌어안은 모습은 인간의 포옹과 너무나 비슷해서 그들이 껴안는 모습을 볼 때마다 기분이 좋아진다고 합니다.
자세, 몸짓, 표정의 무게론 하는 무언 의례와 색다른 매력을 뽐내는 구애의례, 놀이로 배우는 생존 기술 등 그동안 생각하지 못한 것들을 알 수 있었습니다. 우리는 코로나로 가족과 친구의 얼굴을 볼 수 없고 손을 잡고 악수도 하지 못한 시간을 오래 겪었습니다. 사람들과 직접 만나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책을 읽으면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오늘날 인종, 계층, 나이, 소득, 종교, 성별 등 온갖 요인으로 사회가 깊게 분열되어 있습니다. 오랜 시간에 걸쳐 우리 조상과 모든 생물은 함께 의례를 지켜왔습니다. 의례를 되찾는 순간 우리 삶은 더욱 평화롭고 행복해 질 수 있다고 희망의 메시지를 책을 통해 전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인간과 동물 그리고 자연을 보호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는 점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
한 분야에 대해 30년이상 관찰하고 연구한다는 것은 정말 대단한 일입니다. 저자는 여러 편의 논물과 글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코끼리 연구자입니다. 인류가 탄생한 이래로 야생동물은 끊임없이 인간의 상상력을 자극했습니다. 저자는 코끼리를 관찰하면서 예의를 갖춰 인사하거나 새끼를 구하기 위해 힘을 모으는 장면을 지켜보면서 동물 사회가 인간 사회와 얼마나 비슷한지 생각했다고 합니다. 이가 모두 빠진 늙은 코끼리를 위해 젊은 코끼리가 음식을 대신 씹어주는 일을 통해 인간이 노인을 돌보는 모습과 비슷했다고 합니다. 이 책에서는 야생동물과 인간이 공통적으로 행하는 의례들을 탐구한 흥미로운 책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