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산책자 생리학 ㅣ 인간 생리학
루이 후아르트 지음, 류재화 옮김 / 페이퍼로드 / 2022년 8월
평점 :

1830년 7월 혁명으로 들어선 루이필리프 입헌 왕정의 시대가 끝나고 1848년 2월 혁명으로 다시 제2공화국이 들어설 때 56년 만에 공화국을 퇴찾고 혁명의 시대가 가고 자본의 시대가 도래한 19세기 파리의 산책자들은 완벽한 산책이 불가능해졌습니다. 현대 도시가 탄생한 시대, 도시 산책자에 대한 최초의 관찰 기록은 인간 생리학 시리즈로 출간되었습니다. 감각, 인식, 사유까지 모든 것이 급변하던 시기 저널리스트 루이 후아르트의 눈으로 본 파리 산책자들의 인간 군상 재미있게 만나봅니다.
산책자 또는 산보자라는 뜻의 프랑스어는 정해진 방향이나 목표 없이 천천히 거닌다는 뜻에서 나왔는데 결코 서두르지 않고 어떤 목표나 지향점 없이 한가롭게 여유를 즐긴다는 점에서 건강을 위해서도 좋은 일입니다. 공원이나 주변 동네에 나가보면 산책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아졌습니다. 프랑스 시대의 산책자의 유형을 좌우하는 것은 돈이었습니다. 돈이 많은 자보다 돈이 없는 자가 산책에 유리한 건 사실이라고 말합니다. 산책하다 흙탕물이 취면 자신의 품위까지 손상되는 줄 알아 웬만하면 걷지않는 사라들과 유모차 처러 생긴 마차 안에서 경 위를 올려다보거나 비싼 아랍풍 말을 타고 아래를 내려다보는 자들 모두 완벽한 산책자가 될수 없었습니다. 그렇다고 가난을 찬미하다 빚쟁이나 집달이에게 늘상 쫓기는 사람도 제외됩니다.

자기 집 밖이라면 그 어디나 자기 집으로 느끼는 자, 시인 보들레르는 완벽한 산책자는 곧 열정적인 관찰자로 수많은 것들이 물결치듯 너울대며 움직이고 달아나며 저 무한의 세계로 빠져드는 것들 속에 어마어마한 쾌락을 느낀다고 산책자를 부러워 했습니다. 그렇다면 누구나 산책자가 될 수 있을까요. 절름발이라면 수레를 타야하고, 귀머거리라면 괜히 대로에 나왔다가 마차에 깔릴 수 있습니다. 정신적 도덕적으로 자질이 요구된다는 저자의 말입니다. 아무래도 시간적으로 여유롭거나 정신적으로 건강한 사람들이 산책의 여유로움을 즐길 것입니다. 일조량이 부족한 겨울이라면 한낮의 산책이 도움이 될 것입니다.
산책 초심자라면 친구 한명이 적당하고 산책에 집중하고 싶다면 반드시 혼자 하라고 권합니다. 아무리 친한 친구라고 해도 평화로운 산책을 방해할 수 있습니다. 루이 후아르트느 19세기 중후반 파리의 도시 풍경이 급변하던 시기에 새로이 등장한 인간 군상인 산책자를 관심있게 보았습니다. 자정을 넘어서는 절대 산책하지 말 것, 발아래로 펼쳐지는 수천가지 세세한 것들을 관찰하려면 태양빛만 한게 없다고 했습니다. 너울대는 저녁 가로등 불빛도 좋을 것입니다. 날카로운 지성과 탁월한 유머 감각으로 시대의 산책자들을 풍자한 책은 인간 생리학 시리즈로 출간되었습니다. 다음엔 어떤 주제로 출간될지 기대되는 시리즈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