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르버 - 어느 평범한 학생의 기막힌 이야기
프리드리히 토어베르크 지음, 한미희 옮김 / 문예출판사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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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출간 당시 나치 정부의 금서 판정,

학교 이야기를 통해 인간 존재와 사회 문제를 다루는 깊이 있는 작품!

 

어느 평범한 학생의 기막힌 이야기라는 부제가 눈에 들어옵니다. <게르버>는 프라하 출신 유대인 가정에서 태어난 오스트리아 작가 프리드리히 토어베르크가 193022세 때 발표한 소설입니다. 고등학생인 쿠르트 게르버가 겪는 마지막 학교 생활을 통해 학업의 어려움, 교수와의 갈등, 우정과 사랑의 문제를 다룬 이 소설은 작가 자신이 프라하의 권위주의적인 학교에서 겪었던 부정적인 경험을 그리고 있습니다.

 

학생들에게 쿠퍼 신으로 불리는 아르투어 쿠퍼 교수는 명확한 사고 과정을 통해 착석이 아니면 그의 통치의 신적인 절대 권력도 끝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는 권능이 유일한 신이었다. 그러나 권능이 있는 곳에서 그는 신이었다. 거기에 그는 거머리처럼 달라붙었다. ---p.44

 

당신이 인생길을 걷는 수많은 사람을 몰아붙인 비참한 막다른 골목을 되도록 조용히 떠나야 한다는 사실을 알려주고자 할 수 있습니다. 당신 탓으로 생긴 막다른 골목입니다. 당신을 만났을 때 우리는 더 아름다운 길을 걷고 싶었기 때문이죠. 당신은 우리를 이끌어줄 의무가 있는데 우리를 막다른 골목으로 몰아붙였습니다. 우리는 이제 얼굴을 돌리고 그 골목에서 도망쳐 넓은 길로 달아나고 있어요. 이제 내가 무사히 빠져나오든 그러지 못하든, 낙제하든 그러지 않든 어쨌든 학교에서 보내는 마지막 몇 달이에요. 그래요, 나는 그동안 소홀히 한 것을 만회할 생각입니다. 하지만 당신이 생각하는 것과는 다를거에요. ---p244

 

권위주의적인 학교를 고발하는 토어베르크의 소설에는 고등학교 시절 시를 쓰는 등 다양한 활동을 하다가 1927년 졸업시험에 한 번 낙방한 적이 있는 작가의 경험이 생생하게 담겨 있다고 합니다. 소설은 카프카의 유고를 정리·발표한 막스 브로트의 도움으로 출간되었는데 첫 출간 당시 5,000부가 인쇄되고 1년도 안 되어 7개국 언어로 번역되어 독일 문학사의 고전이 된 작품입니다. 권위주의적인 학교에서 선생이라는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학생들에게어떤 행위도 용납 못하는 쿠퍼 신에게 학생들은 무엇을 배울 수 있었을까요.

 

게르버는 장래 법학이나 철학 박사가 되고 싶은 평범하지만 꿈 많은 학생이었습니다. 그러나 대학에서 공부하려면 먼저 고등학교 졸업시험에 합격해야 하고 우선 졸업시험을 볼 자격을 먼저 얻어야 했습니다. 자의적인 교수의 전횡을 참고 견뎌야 하며 심장병이 있는 아버지는 일찍이 쿠퍼의 악의를 눈치채고 전학을 하라고 건의 했지만 학교로 인해 자기 자신의 인생이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아버지를 설득합니다. 한 젊은이가 열심히 공부하겠다고 자신보다 성적이 좋은 학생과 같이 공부하는 등 갖은 노력을 하였으나 그 노력은 좋은 결과를 얻지 못했습니다. 게르버의 마지막 학교생활은 세가지 문제를 독자에게 묻습니다. 학교는 진리, 정의, 사랑이 존재하는가 소설의 서두에 인용된 고대 이스라엘 랍비 시몸벤 감리엘의 이 격언은 소설의 화두로 꼽습니다.

 

소설의 주인공 게르버는 똑똑하지만 성실하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목표를 향해 변화된 모습을 점차 보입니다. 별명이 쿠퍼 신인 그에게는 학교는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는 그의 제국이며, 학생은 그 권력을 확인시켜주는 도구일 뿐입니다. 그는 자신의 권위에 도전하는 행동은 반드시 응징하고 엄격한 규율은 학부모에게도 통하지 않았습니다.

 

 

복종을 강요하고 자신 앞에 좋은 성적을 받기 위해 굽신거리게 만들었습니다. 그가 졸업반 담임을 맡은 목적도 게르버를 망가뜨리겠다는 이유였습니다. 살면서 한 번은 놀란 말을 옆으로 끌어냈다거나 꽃을 꺽지 않았다고 자부하는 살아 있는 젊은이에게 고등학교라는 것은 단지 인생의 한 구간 한번씩은 거쳐가는 관문일 뿐입니다. 그것이 한 인간의 인생을 좌지우지 하는 선생은 분명 자질 부족입니다. 수학공식이나 역사적 연도나 미래완료를 잊어버렸다고 해서 인생이 망가지지는 않습니다. 누가 그 청춘에게 돌을 던질 수 있습니까? 부족한 학생을 이끌어 주고 바른길로 안내해줄 그런 현명한 선생님은 세상에 많습니다. 아마 책을 읽은 독자들은 게르버의 마지막 행동에 놀라고 그렇게 만든 학교, 선생에게 화가 날 것입니다. 진리와 정의와 사랑이 사라진 학교와 같은 세상에서 그는 더 이상 살아갈 용기를 잃은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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