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 일본 원자력 발전의 수상한 역사와 후쿠시마 대재앙
앤드류 레더바로우 지음, 안혜림 옮김 / 브레인스토어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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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대형 참사는 발생하기 전 몇 가지 신호를 보낸다고 합니다. 그 신호를 무시한다면 큰 사고로 이어져 수많은 생명을 앗아가는 것을 우리는 여러 번 경험했습니다. 가까운 나라 일본은 2011312일 동일본 대지진과 쓰나미로 인해 정전이 된 후쿠시마 제1발전소에서 폭발이 일어납니다. 체르노빌에 이어 인류 두 번째 7등급 원자력 사고가 발생한 것입니다. 강도 9.0의 지진과 15미터 쓰나미는 분명 인재라고 말합니다.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 사고의 원인과 일본 원자력 발전의 역사에 대해 처음으로 자세히 들여가 보고자 읽게 된 책입니다. 지금 우리나라도 탈원전과 원자력 발전 사이에서 갈등하고 있을 때 앤드류 레더바로우 최고의 전문가의 의견에 경청하게 됩니다.

 

원자력 시설 근처에서 일하는 병원 의료진과 직원들이 방사선 응급의학에 대해 얼마나 부적절한 교육을 받고 있는지 알고 경악했다고 합니다. 마에카와는 도쿄대학교 병원에 있을 때 살아남을 가능성이 가장 커진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던 이 병원의 응급의학 전문의였습니다. 그는 사고가 발생하기 전 정보를 교류하는 회의에 참석했었고 1년후 방사선 양은 치명적이었다고 합니다. 과학기술청이 방사선 측정팀을 파견해 현장을 인수하기까지 3시간 이상이 걸렸고 중성자 탐지 장치는 6시간이 지나서 도착해 일반인들은 5시간이 지날때까지 위험을 전혀 알지 못했고 자신의 판단에 따라 움직인 지방 공무원들 덕분에 소식을 접한 이들도 있었습니다. 위급한 상황에서 정부는 저녁 9시가 돼서야 기자회견을 열었고 관방장관은 방사선에 대한 우려가 있다고 인정하게 됩니다.

 

사람들이 각자 어떻게 생각하든 세계 지도자들이 온실가스 감축을 과감히 추진하면서 원자력은 적어도 신규 원자로 건설 비율까지 따지지는 않는 대중이 보기에는 르네상스를 경험하고 있었다. 석탄화력발전소에서 전력 1기가와 트시를 생산할 때는 평균 979톤의 이산화탄소가 발생한다. 석유는 81, 천연가스는 550, 태양광은 94, 바이오매스는 50, 원자력은 32, 수력과 풍력은 각각 29톤이다. 전력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가 전체 배출량의 3분의 1정도를 차지하므로 재생에너지를 확대하는 것이 중요한 정책 동력으로 작용하게 되었다. ---p.254

 

 

규모가 7.3인 이 지진은 1995년 고베를 파괴했던 규모 6.9의 지진보다 2.5배 넓은 영역에 영향을 미쳤고 4배로 강력했지만 오나가와, 히가시도리, 후쿠시마 제1, 2 발전소에서는 60센티미터의 쓰나미 파도를 거의 알아채지 못했다. 이 지진은 더 큰 지진에 선행한 전진前震이었고 앞으로 불어닥칠 참사를 예고했다. 동부 해안을 습격했던 마지막 대형 지진이자 869년의 거대한 쓰나미를 초래했던 지진이 찾아온 뒤 정확히 1,142년이 흘렀다. 오랫동안 뒤늦게 찾아올 빅원을 경고받아온 일본의 시간이 끝났다.---p.259 6. 전조 중에서

 

원전에 관한 책을 읽다 보니 눈에 들어오는 뉴스가 있었습니다. 6일 과학계에 따르면 폴란드 국가원자력연구센터(NCNR)는 최근 원자력연과 자국 연구로 마리아(MARIA)에 들어갈 '핵연료 실증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고 이에 따라 원자력연은 2024년 자체 개발한 핵연료 시범집합체를 폴란드에 공급해 성능을 실증하기로 했다는 최신 보도가 있었습니다. 원자력연은 폴란드에 시범집합체를 공급하면서 소액이지만 기술료도 받게 된다는 소식입니다.

 

폴란드는 그간 연구로에 들어가는 핵연료를 러시아에 의존해왔습니다. 그러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위협을 느낀 폴란드가 러시아와 협력을 중단하면서 공급망 재편이 불가피했고 현재 프랑스 기업 CERCA가 연구로 핵연료 시장을 독점 중이었습니다. 폴란드는 공급망 다원화 과정에서 러시아·프랑스 외에 한국이 관련 기술을 보유했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협력을 요청했다고 합니다. 현재로선 폴란드 연구로에 핵연료 시범집합체를 공급하고 실증하는 사례는 한국이 유일하다면서 핵연료 실증이 성공적으로 이뤄지면 2026300억원 규모 핵연료 입찰에서 수출 성과를 달성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1986년 체르노빌 참사가 일어난 후 미국과 다른 나라 대부분은 원자력 발전소 건설을 중단했고 민간 원자력 발전소도 거의 운영을 포기했지만 일본은 멈추지 않았습니다. 이유는 섬나라에는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는 천연자원이 절대적으로 부족해서 원료의 96퍼센트를 수입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천연자원 부족에 대처하기 위해 자체적으로 지속 가능한 대안을 찾아야 했고 원자력 발전을 포기하라는 요구가 많았지만 정부는 뜻을 굽히지 않았습니다. 일본 원자력 발전의 역사와 후쿠시마 대재앙을 읽어보면서 우리나라 원전은 안전한지 매우 궁금했습니다. 거듭 발생하는 다양한 참사들을 통해 훌륭한 전문가들의 현명한 판단으로 더 이상 희생은 없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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