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을 낼 수 없는데 힘을 내라니 - 잘 살려고 애쓸수록 우울해지는 세상에서 사는 법
고태희 지음 / 현대지성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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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내, 힘을내 라는 말을 자주 듣기도 하고 습관처럼 자주 하기도 합니다. 정말 힘들때는 솔직히 이런 말들이 오히려 귀찮게도 들리기도 합니다. <힘을 낼 수 없는데 힘을 내라니>는 우울증을 그저 힘을 내면 해결되는상황으로 여기는 사회의 시선 속에서 매일같이 외로움과 낙오감을 이겨내며 사는 저자의 현실적이고 적나라한 우울증 분투기입니다.

 

 

저자는 2018년 조울증 판정을 받고 나서는 모든 것이 달라졌습니다. 회사를 더 다닐 수 없었고 집안에서 무릎을 잡고 앉아 있는 거 외에는 지금까지 해오던 일은 모래알같이 사라져 버렸고 아무것도 아닌 존재가 되어 버렸습니다. 주변 사람들은 우울증에 걸린 사람을 어떻게 대하고 받아들여 줄까요? 외국에 나가 있는 남편은 매일 안부 전화를 합니다. 밥은 먹었는지 잠은 잘 잤는지 사소한 일을 묻습니다. 우울증 판정을 받은 자신의 곁에 있어 줄 수 없다는 생각에 안타까움은 컸습니다. 혼자가 아닌 사랑하는 가족이 있다는 것은 그나마 위안이 됐습니다. 모르는 사람들은 우울증은 의지의 문제라고 쉽게 단정해 버리고 쉽게 말합니다. 마음을 굳게 먹으면 충분히 이겨낼 수 있는 일이라고 대부분 그렇게 말하지요. 저자는 우울증에 걸리고 사람을 두 종류로 분류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우울증에 걸려본 적이 있는 사람, 그리고 걸려본 적이 없는 사람으로 태어났으니까 사는거야. 존재의 이유는 의외로 간단합니다. 무언가를 성취해야 하고 성취하지 못했을 때의 좌절감으로 인해 자기애가 없어지는게 현대인들이 살아가는 패턴 방식입니다.

 

 

우울증을 커밍아웃하고 나서 사람들에게 다양한 위로의 말을 들었다. 힘내, 운동을 해봐, 네가 감정을 다스려야지, 가족을 생각해봐, 긍정적으로 생각해, 어떤 심정인지 알아. 특히 몇몇은 그래도 내가 얼마나 다행인지 이해시키려는 노력을 했다. 살 집이 있고 남편이 있고 날 걱정해주는 부모와 친구가 있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지 생각하라고 했다.

---p.66잘했다는 말 한마디면 충분했는데중에서

 

 

모범생이 되면 행복할까. 슈퍼우먼이나 알파걸이 되면 좋은 것일까. 심리학을 공부하면서 인간은 결코 성취만으로는 행복해질 수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된 순간 이 책은 유리그릇보다 더 깨지기 쉬운 우리의 자존감을 회복하는 길은 결국 진심 어린 사랑과 정성스러운 보살핌 나가가 내 문제를 스스로 깨닫기 위해 끊임없이 공부하고 배우는 삶임을 저자의 사례를 들어 힘을 낼 수 없을 때는 힘을 내지 않아도 좋다는 작가의 깊은 이야기를 독자의 마음 한구석에 담아 놓고 싶어졌습니다. 하루하루가 똑같은 일상 매일 보는 같은 사람들 인사는 형식적으로 변해가고 타인의 고통까지 걱정까지 들어주기에는 힘든 일상입니다.

 

정도의 차이가 있지 우울증은 모두 어느 정도 겪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불청객처럼 찾아오는 이 우울증을 어떻게 극복하느냐는 분명 자신뿐입니다. 하지만 주변에 가까운 가족, 친지, 친구, 동료 등의 사람들이 어떻게 받아들이고 대해 주느냐에 따라 극복시간은 빨라질 것 같습니다. 함부로 우울증에 대해 단정짓지 않는 거 또한 중요합니다. 엉망이 된 작가의 감정을 섬세하게 묘사하면서도 거기서 벗어나고자 천천히 나아가는 저자의 글을 읽어보면서 무언가 이루어야 하는 현대인들의 강박 관념을 잠시 내려 놓고 마음을 치유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되는 책입니다. 누구나 다 힘든 세상입니다. 자신을 위로하고 또 나아가 다른 사람도 배려하는 따뜻한 세상을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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