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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의 시대 - 불핀치의 그리스 로마 신화 ㅣ 열린책들 세계문학 281
토마스 불핀치 지음, 박중서 옮김 / 열린책들 / 2022년 9월
평점 :

“신화에 대한 지식이 없다면 우리의 언어로 이루어진 격조 높은 문학 작품 가운데 상당수는 이해나 감상이 매우 어려울 것이다.”
신화는 오랜세월 인류의 문화와 상상력의 끝없는 원천이자 토대가 되어왔습니다. 그리스 로마 신화는 서양 문화의 근간이 되어 서구의 사상, 문학, 미술, 음악, 건축 등 모든 문화 활동에 깊이 새겨져 있습니다. 토머스 불핀치의『신화의 시대』에는 그리스 로마 신화를 중심으로, 북유럽 신화, 게르만 신화, 인도 신화 등 세계의 주요 신화들이 실려 있습니다. 저자는 교양이 있는 사교모임, 여행 중 이라면 박물관과 미술관 방문시 또는 지나간 시절을 추억하며 읽기를 권했습니다. 삶에 유용한 지식이 될 것입니다.
우리의 책은 지식인을 위한 것도 아니고, 신학자를 위한 것도 아니고, 철학자를 위한 것도 아니며, 어디까지나 영어로 된 문학 작품을 읽는 모든 독자를 위한 것, 그리고 연설가, 강사, 수필가, 시들과 세련된 대화를 즐기는 사람들이 워낙 자주 언급하는 인유를 이해하고자 하는 모든 사람들을 위한 것이다. ---p.11
우리가 만약 신화에 대한 지식이 없다면, 우리의 언어[영어]로 이루어진 격조 높은 문학 작품 가운데 상당수는 이해나 감상이 매우 어려울 것이라고 했습니다. 바이런이 로마를 가리켜 〈여러 국가를 낳은 니오베〉라고 일컬은 것이라든지, 또는 베네치아를 가리켜 〈이 도시는 대양에서 갓 나온 바다 키벨레 같아〉라고 일컬었을 때, 우리의 주제에 친숙한 사람들의 머릿속에는 연필로 묘사한 것보다도 훨씬 더 생생하고 또렷한 장면이 떠오르겠지만, 신화에 무지한 독자에게는 그런 광경이 나타나지 못해 한글 자막이 있는 영화를 자막에 의존한체 해석되는 것과 같은 결과를 가져올 것으로 이해 되는 대목입니다.
프시케와 에로스의 만남을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그냥 어느 왕의 세 번째 딸 프시케는 예쁘게 신부로 단장하고 홀로 암벽에서 두려움와 슬픔에 떨고 있을 때 서풍 제피로스가 불어와 그녀를 인적이 없는 깊은 골짜기 풀밭에 내려놓고 잠에서 깬 프시케는 자신이 황금과 상아로 지은 호화로운 궁전에 와 있었습니다. 밤이 되자 신탁이 말한 그녀의 남편은 얼굴을 보여주지 않았고 얼굴을 보게 되면 영영 그를 잃게 될 것이라 경고 합니다. 밤이면 어둠 속에서 남편과 즐겁게 보내다 행복도 잠시 가족이 그리워 집으로 돌아오니 동생의 행복이 부러워 질투심 많은 나쁜 언니들이 몰래 등불을 비추어 보라고 동생을 꾀어냅니다. 과연 프시케는 남편 에로스의 얼굴을 보게될 것인지 흥미로운 신화입니다.
불핀치 작가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신화의 시대는 그리스 로마 신화를 비롯해 여러 신화들을 한권에 모은 책입니다. 원래 부제는 <신들과 영웅들의 이야기>였는데 이후 <신화의 아름다움>으로 또 바뀌고 책이 많이 알려지고 <신화의 시대>, <기사의 시대>,<샤를마뉴 황제의전설>3부작을 합쳐 <불핀치 신화집>으로 합본해서 나오게 되었다고 합니다. 19세기 중반의 고등 교육, 그리스어 및 라틴어 교육의 소수의 사람들에게만 한정되어 있었고 서양 고전 작품들은 그리스어와 라틴어를 읽을 수 있는 사람들만이 접할 수 있는 것이어서 젊은이들에게 고전어를 배우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북유럽 신화, 게르만 신화, 인도 신화를 쉽게 접할 수 있는 좋은 세상에 살게 된 것은 큰 행운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