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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를 부르는 그림 ㅣ 미야베 월드 2막
미야베 미유키 지음, 이규원 옮김 / 북스피어 / 2022년 11월
평점 :

“이 그림을 가지고 있으면 신이 아기를 점지해 준다.”
7년동안 아기가 생기지 않던 부부에게 희망이 생겼습니다. 기이한 수수께끼를 풀고 괴담을 좇아 트러블을 해결하는 기타기타 콤비의 활약극! <아기를 부르는 그림>은 술 도매상의 주인이 그린 그림에 점지 영험이 있다는 소문이 에도 거리에 나돌기 시작합니다. 실제로 아무리 기도를 해도 임신하지 못하다가 기쁨의 환호성을 올린 부부가 몇 쌍이나 된다는 것입니다. 7년이 지나도록 아기가 들어설 기미가 없어 고민하던 부부는 소문을 듣고 어렵게 그림을 손에 넣는데.... 이 부부에게 소원이 이루어질까요? 기이한 수수께끼를 풀고 괴담을 좇아가는 기타 콤비의 활약극 흥미로운 책입니다.
17세기 초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에도(현 도쿄)를 본거지로 창설한 에도 막부가 집권하던 애도시대는 아기를 출산하는 것은 신이 주관하는 일이라 생각하던 시대입니다. 아기는 인간이 어찌해 볼 수 있는 일이 아니고 아기는 아직 이승의 인간이 아니거니와 덜컥 저승으로 가 버리는 일도 왕왕 있는 일이라고 지헤에는 말합니다. 주류 도매상을 하는 겐에몬이 매년 단골 손님들에게 직접 그려주는 칠복신 그림에 아기를 점지해주는 효험이 있다는 소문이 에도 저잣거리에 파다했습니다. 오세쓰는 겐에몬의 보선 덕분에 길몽을 꾸고 아기를 얻었고 실제로 아무리 기도를 해도 임신하지 못하여 고민한 부부는 수년간 간절히 아이를 원했던 차에 겐에몬을 찾아 그림을 받았고, 역시 길몽과 함께 소원을 이뤘습니다.
그런데 그 아기가 생후 6개월에 갑자기 세상을 떠난 것입니다. 일곱 살까지는 신의 소관이니 맥없이 세상을 떠난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그 아기가 덜컥 죽어 버린 것입니다. 어떻게 얻은 귀한 아이인데 아픈 곳 없이 잘 자라고 있었는데 아기는 왜 죽었을까요? 아기를 떠나보낸 부부는 눈물로 밤을 지새우며 점점 야위어갔습니다. 그러다가 우연히 눈에 띈 그림. 술 도매상의 주인이 그려준 그림에서 이상한 점을 발견하게 됩니다. 어째서인지 배만 덩그러니 있을 뿐 아기를 안은 변재천 님이 보이지 않았던 것입니다. 마치 아기를 점지해 준 변재천 님이 변심하여 아기를 되찾아 데려가 버린 것처럼. 대체 어찌된 일일까요. 이 기이한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기타 콤비가 나섰습니다.

정월 초이틀 밤, 배개 밑에 이 그림을 깔아 두고 자면 길몽을 꿀 수 있다고 한다. 보선 그림은 ‘보선 장수’가 포대님이나 대흑천님으로 분장하고 시중을 돌아다니며 ”보물, 보물하고 외치며 판다. 평소 다른 물건을 팔던 행상이 정월 초하루와 초이틀만 이 그림을 파는 경우가 많으며, 보선 그림도 실력 있는 전문가가 그린 작품부터 유치한 것까지 다양하다.---p.21
아기의 죽음이란 최악의 불행은 타인이 기웃거릴 일이 아니다. 아기의 생명은 본래 위태로운 것이니, 그런 아기가 죽은 것을 두고, 왜? 어떻게? 뭐가 잘못돼서? 라도 깨묻지 마라. “아무도 그 얘기를 입에 올리지 않았지요. 귀여운 아기가 죽었다. ---p.135
예로부터 짱구머리는 똑똑하다는 말이 있었습니다. 천재적인 기억력을 가진 짱구머리 속에 든 것이라는 이야기는 흥미로웠습니다. 애도시대는 사람의 목숨을 간단히 뺏을 수 있는 시기였기 때문에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의 연대감이 매우 강했습니다. 작가가 애도 시대물을 계속 쓰는 이유는 그렇게 따뜻한 인간의 정이 있는 사회를 향한 동경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작은 것도 나누고 어려운 일도 함께 서로 도와가며 살았던 시대가 있었다는 것을 <아기를 부르는 그림>을 통해 알리고 싶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는 세계 최저 출산율을 가지고 있습니다. 정부는 형식에만 그치는 출산 정책보다는 실제로 체감할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아기를 간절히 바라는 부부에게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그림을 얻었습니다. 진짜 바라는 일이 일어날지 건강한 아기를 얻을 수 있을지 미야베 미유키의 작품을 통해 다시 생각해 보았습니다. 2006년 요시카와 에이지 문학상을 수상했고 명실공히 일본을 대표하는 최고의 미스터리 작가의 작품을 통해 기타 콤비의 활약을 응원하게 되는 작품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