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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첫 미술사 수업 - 평등한 세상으로 나아가기 위한 관점을 배우다
강은주 지음 / 이봄 / 2022년 10월
평점 :

“이미지 문해력이 중요하다.” 우리는 의식하지는 않지만 하루에 수천 개의 다양한 이미지를 접하며 살고 있습니다. 미술 작품과 문해력이 어떤 관련이 있는지 매우 흥미로운 책입니다. 저자는 백 마디 말보다 한 개의 이미지가 강력한 힘을 갖는 시대, 우리의 ‘이미지 문해력’은 어느 정도일지 그림 감상법에서 이미지 문해력이 중요한지 이야기 합니다. 이미지 문해력을 알면 그림을 바라보는 관점이 새로운 정보가 아닌 새로운 관점으로 접근하면서 완전히 다르게 보일것이라고 합니다. 그동안 그림을 대할 때 화가의 생애나, 예술사조를 아는데만 치우지는 감상을 한 독자는 한층 더 업그레이드 된 감상이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평등한 세상으로 나아가기 위한 관점을 배우는 책
기원전 6세기 수학자이자 사상가인 피타고라스는 질서, 빛, 남자를 창조한 선한 원리와 혼돈, 어둠, 여자를 창조한 악한 원리가 있다고 했습니다. 남녀를 이분법적으로 구분하여 여성을 남성보다 열등한 존재로 생각했습니다. 동시대에 피타고라스만 이런 생각을 했을까요? 16세기 종교개혁자 마르틴 루터 역시 여자아기가 남자아기보다 빨리 말문이 트이고 걷는 것을 마치 잡초가 이로운 작물들보다 빨리 자라는 것과 같은 이치로 부정적으로 해석했습니다. 그리하여 남성 중심 사회에서 여성들은 천성적으로 예술에 재능이 없는 존재로 치부되어 왔고 미술사를 보아도 여성 화가를 찾아 보기 어려웠습니다.
페미니스트 미술사가들은 위대한 예술가의 기준이 예술가 개인의 능력, 즉 천재성이 아닌 미술 제도를 포함한 사회적 가치에 따라 설정되었다고 말합니다. 미술 제도는 미술학교, 미술시장, 미술관 등을 말하는데요, 과거에는 이 사회적 가치가 여성을 배제한 백인 남성 중심으로 만들어졌기에 여성이나 유색인은 위대하다고 평가받기 어려웠다는 것입니다.---p.27
밀레의 작품 속 여성들의 얼굴이 드러나지 않는 점도 주목해야 합니다. 밀레는 농민 여성들의 개성을 드러내지 않습니다. 여성들의 얼굴을 정확히 그리지 않아 감정 상태를 알 수 없습니다. 여인들은 살아 있는 주체적인 인간으로 읽히기보다는 전체적인 풍경을 구성하는 부수적인 요소로 보입니다. ---p.87
책은 첫 번째 수업에서 여성 미술가들이 왜 역사책에서 지워졌는지를 알아보고 두 번째 수업에서 그 이유를 자세히 들여다 보게 됩니다. 안타깝지만 가장 큰 이유는 여성이 전문적인 직업을 갖거나 교육을 받기 어려웠다는 점입니다. 그동안 읽었던 미술사들의 작은 활자와 이해하기 어려운 내용에 끝까지 읽지 못한 책들과는 달리 <우리의 첫 미술사 수업>을 통해 여성과 예술, 페미니즘의 본질을 이해하고 예술에 대한 교양과 상식을 넓히는데 유익한 책입니다. 이제 키지쿠스의 이아이아, 올림피아스, 티마레테, 아레네 여성화가의 이름을 기억해보며 미술사 첫 수업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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