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함과 분노 열린책들 세계문학 280
윌리엄 포크너 지음, 윤교찬 옮김 / 열린책들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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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노벨 문학상의 영예는 <단순한 열정>으로 프랑스 현대문학을 대표하는 거장 아니 에르노가 선정되었습니다. 사적 기억의 근원과 소외, 집단적 소속의 덮개를 벗긴 그의 용기와 꾸밈없는 예리함이 선정 이유라고 합니다. 수상 작가의 작품을 읽는 즐거움 또한 책을 좋아하는 독자의 큰 행복입니다. <고함과 분노>는 현대 미국 문학의 거장 윌리엄 포크너의 장편소설로 미국 모더니즘 문학의 선구자로서 강렬하고 혁신적인 작품 세계를 구축한 작가입니다. 포크너는 현대 미국 문학에 강력하고 예술적으로 비할 바 없는 기여를 했다는 공로를 인정받아 1949년 노벨 문학상을 일찍 수상했습니다. 포크너의 대표작으로, 몰락해 가는 미국 남부의 명문가 콤슨 가문에 벌어진 일들을 그린 소설을 읽고 있습니다.

 

 

 

이 시계를 주는 것은 시간을 기억하라는 의미가 아니라, 이따금씩 잠시 망각하라는 것이다. 시간과 싸워 이겨 보려고 모든 힘을 소진해서는 안 된다. ---p.115

 

 

 

여자들은 다른 사람들의 명예를 자기 목적에 이용할 뿐이라고 했다. 엄마는 아플때도 아래층에 내려와 있었고 제이슨 앞에서 아버지가 모리 삼촌을 놀릴까봐 염려 하고 있었습니다. 서른세살이지만 콤슨가의 막내 벤지에게는 주위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이 낮시간도 아니고 저녁 시간도 아닌 어슴푸레한 황혼 같은 것이었습니다. 벤지에게는 과거, 현재, 미래로 흘러가는 시간들이 별다른 의미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세 살짜리의 백치의 눈에 보이는 것에는 남들과는 특별한 능력이 있었습니다. 냄새로 감지하는 능력 그것은 벤지에게 좋거나 아니면 나쁘게 작용할 수 잇습니다. 아버지는 사람은 모두 자기 미덕의 결정권을 가지고 있고 절대 자신의 행복을 다른 사람이 결정해서는 안된다고 했습니다. 물론 훌륭한 말인건 사실인데 각양각색 독특한 사남매의 이야기 수시로 바뀌는 퀜틴의 시선 따라가기 쉽지 않습니다.

 

 

가장 슬픈 단어가 바로 존재의 과거형이라고 했다 절망도 과거로 흘러가야 있을 수 있고 시간도 지나간 것이 있어야 시간이 되는 것처럼---p.272

 

 

퀜틴은 그림자를 피해 보려고 필사적으로 노력하지만 저녁 시간이 되면 어김없이 다시 등장하면서 그를 괴롭히는 장면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그 그림자는 과거에 대한 그가 한 행동들이 아닐지 생각해 봅니다.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마지막으로 내린 결론이 충격으로 다가왔습니다. 지나간 시간들이 주마등처럼 스치고 여동생 캐디를 지켜야 하는 강박은 콤슨 가문의 명예를 지켜야 한다는 장남으로서의 책임감으로 느껴집니다. 캐디의 사생아 퀜틴에 대해서도 어미 없는 어린 피붙이를 어떻게 키울지만 걱정하는 콤슨 부인과는 달리 하녀 딜지의 생각은 전혀 달랐습니다. 콤슨가의 흥망성쇠를 처음부터 끝까지 기켜본 사람이 있었습니다. 하녀 딜지는 콤슨가의 사람 한 명쯤 더 키우는 것은 별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생각한 제대로 된 가치관을 갖고 있는 사람입니다.

 

 

근육과 조직도 마치 세월이 소진해 버린 용기나 인내처럼 풀어져 버렸고, 무너지지 않은 뼈대만이 무기력하고 무감각한 창자 위로 마치 유적이나 이정표라도 되듯이 솟아 있었다.---p402

 

 

반항적이고 자유분방한 장녀 캐디, 캐디의 일탈과 그녀에 대한 뒤틀린 애정으로 괴로워하는 장남 퀜틴, 모든 것을 냉소하며 오직 돈에 대한 집념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차남 제이슨, 선천적으로 지적 장애를 가지고 태어난 막내 벤지를 통해 무너져 내리는 남부 사회의 실상과 상실감이 인간의 어리석음과 절망을 보여주는 콤슨가 사람들을 통해 느낄 수 있는 작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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