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적표의 김민영
이재은.임지선 쓰고 엮음, 이소영 외 글 / arte(아르테)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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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국제영화제, 서울국제여성영화제, 평창국제평화영화제, 로테르담국제영화제 등 국내외 유수의 영화제에서 수상하고 주목 받은 이재은, 임지선 작가의 작품 <성적표의 김민영>은 과연 나는 너에게 몇점짜리 친구였을까? 가끔은 미워하고, 늘 좋아했던 김민영을 떠올리는 책은 흑역사를 같이 했던 친구를 그리워하게 하는 작품입니다.

 

청주여자고등학교 기숙사 안, 삼행시클럽을 만들어 고교 시절을 함께 보낸 단짝친구 유정희, 김민영, 최수산나가 모여 수능100일을 앞두고 정희가 삼행시클럽 해체 선언문을 낭독하는 것으로 이야기는 시작되며 수능 준비에 몰두하기 위해 잠시 해체하기로 합니다. 그러나 셋의 미래는 각자 다른길로 가게 됩니다. 대입을 포기하고 청주에 남아 테니스장에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한 정희, 경산에 있는 대학에 진학한 민영, 그리고 하버드대에 입학한 수산나 이들은 점점 소원해지며 삼행시 클럽도 위기를 맞습니다.

 

 

민영은 자신을 배려하는 정희를 쉽게 판단하고 평가하며 조언 어린 충고를 하고 정희는 이런 민영이 서운해지는데 같은 교실에서 같은 생각을 나누던 꿈많던 시절은 영원할 것 같았지만 서로에게 배려가 없는 수산나의 불만은 터져 버리고 열여덟 고등학생이던 그때의 우정이란 평생 유지되는 영원성을 지닌 것이 더 나은 미래를 꿈꾸며 우정보다 중요한 것이 있다는 것을 서로는 느꼈을지도 모릅니다.

 

스무살의 세 사람은 저마다의 숲을 내면에 품은 채 세상 안으로 계속 걸어 들어가야 할 것이다. 불안정하고 불완전한 상태로, 자기모순의 혼란을 앓으며, 그럼에도 이들은 매일의 발걸음을 뗄 것이다. 영화의 제목이 김민영의 성적표가 아닌 성적표의 김민영인 것도 어쩌면 그래서가 아닐까. ---p.137

 

눈앞의 현실을 받아들이고 그에 맞게 살아가는 것도, 때로는 세상을 뒤집어 상상해 보는 것도 모두 의미 있다. ---p.181

 

 

사회생활을 오래 하다 보면 연락하던 친구의 숫자는 점점 줄어들고 사회에 나와서 일 때문에 만난 사람들이 많아지게 됩니다. 책은 예민한 시기에 누구나 공감이 가는 주제로 옛추억을 소환해 주는 이야기였습니다. <성적표의 김민영> 각본집에는 영화에서 아쉽게 편집된 미공개 시나리오를 비롯해 저마다의 시선으로 영화 속 장면들을 이야기 하는 비평 다섯편과 정희와 민영을 연기한 배우 김주아와 윤아정의 에세이가 수록되어 있고 두 감독이 나눈 대담에서는 진솔한 경험과 고민을 들을 수 있습니다. 그 시절 나의 친구들은 지금 어디에서 무엇을 하며 잘 살고 있는지 그 때를 추억하게 되는 좋은 작품이었습니다.

 

 

출판사 지원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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