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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속의 로맨스
앤 래드클리프 지음, 장용준 옮김 / 고딕서가 / 2021년 12월
평점 :

첫문장- “추악한 욕망이 마음을 사로잡으면 따뜻하고 너그러운 감정은 얼어붙고 맙니다.”
열정과 탐욕, 음모와 범죄, 출생의 비밀까지 고딕서가의 작품 세 번째는 고딕소설의 선구자로 불리우는 앤 래드클리프의 숲속의 로맨스입니다. 피에르 드 라 모트는 한밤의 파리에서 야반도주를 합니다. 이제 그는 집도 절도 없이 비참한 망명생활을 시작하며 독일에서 군 복무 중인 아들에게도 작별을 고하지 못한 처지가 되었습니다. 프랑스 유서 깊은 집안 출신의 신사가 어쩌다 이런 신세가 되었는지 사뭇 궁금해 집니다. 주인공 아들린은 풍성한 적갈색 머리타래가 가슴을 뒤덮어 아스라이 가리고 있긴 하였으나 뿜어져 나오는 눈부신 매력을 감출수는 없는 외모 아름답다는 표현이 그 모습을 상상하게 됩니다. 그런 그녀도 라 모트 일가와 함께 프랑스 남부 숲속 폐허가 된 수도원에 숨게 되는데 경악스웠던 어떤 사연이 있었는지 기대가 되는 작품입니다.
“숲이 하도 어두워 그 빛이 이 수도원에서 나오는 줄은 이곳까지 오고서야 알게 되었지요.”
남자들의 품위 있는 행동거지와 그들의 화려한 차림새, 또 예의 바른 말투에 마담은 남아 있던 모든 의심을 거두고 이들에게 다과를 내드리라고 명했다. ---p.145
“당신의 복수 따위 두렵지 않소. 내가 두려워하는 건 오직 양심의 소리요. 그건 당신의 힘이 닿을 수 없는 것! 당신이 저지른 죄악이 그 양심의 고통으로 당신을 고문할 거란 사실을 기억하시오.” “저놈을 즉각 체포하고 결박하라. ---p.310
세상에 이런 아버지도 있습니다. 아버지는 자식을 부양할 돈이 없다고 아들린이 수녀가 되기를 원했으나 그녀가 본 수도자의 삶에는 너무나 끔찍한 일들이 많아 주님의 은혜로 극복하는 게 불가능했기 때문에 수녀가 되기를 거부했습니다. 그 이유로 아버지에게 복수의 위협을 받는 비참한 처지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이제 단절되었던 세상으로 나가 사람들로 붐비는 길거리, 멋들어진 호텔, 화려한 마차, 모두 분주하고 희희낙락하는 광경을 보면서 수녀원에서의 탈출이 가슴 벅찼고 모든 사람들이 선하고 행복한 곳 그런 곳으로 왔다고 자신했습니다. 라모트에 이어 아들린 또한 앞으로의 일이 참 힘들것이라는 예상을 해봅니다.
일이 원하는 대로 착착 진행된다면 좋겠지만 불길한 예감은 항상 현실이 됩니다. 후작이 떠난 후 라 모트는 자신이 꾸며낸 이야기가 성공했다고 믿고 싶었을까요? 이제 그는 자신이 할 일은 다 했다고 기뻐하며 아들린이 지금쯤 추적을 피할 만큼 멀리 도망갔기를 빌었습니다. 그러나 안심하기는 아직 이르군요. 몇 시간후 후작은 경관들을 대리고 와서 라 모트를 끌고 갔습니다. 라 모트는 후작에게 득이 될 정보를 넘길 것인지 아니면 아들린을 지킬 것인지 이야기는 점점 미궁 속으로 들어가는데 라 모트 아내는 절망에 빠져 오랜 기간 은신처가 되어주었던 퐁탕빌 숲을 빠져나와 다시 격량의 세상으로 향하는데 라 모트와 아들린 둘은 어떻게 될까요. 책을 읽으면서도 걱정이 많습니다.
환경이 사람을 변하게 합니다. 아들린의 처지가 딱하고 안타까웠습니다. 아들린은 몽탈 후작의 재판에 참석하게 되는데 증인은 도노이로부터 아들린을 받은 수녀원장과 뒤 보스가 남편에게 아들린을 넘길 때 함께 있었던 마담 라 모트, 그리고 이 상황의 중요한 목격자 페터였습니다. 아들린의 출생의 비밀은 밝혀 질까요? 비록 정의가 살인자의 목숨을 요구하고 아버지에 대한 연민과 사랑이 그의 죽음에 대한 원망과 복수도 있었지만 라 모트를 생각하면 그녀를 배신했고 어떤 계략에 가담했건 자신을 향해 그동안 베풀어준 은혜를 생각해서 망설이는데는 이유가 있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의 운명이 좌우될 재판에 아들린은 정신이 나갈 것 같은 어지러움에서 간신히 자신을 지키고 있었습니다. 주인공이 처한 위험하고 급박한 상황, 아슬아슬한 도주 치밀하게 짜여진 줄거리 독자는 끝까지 호기심과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작품이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