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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일간의 세계 일주 ㅣ 책세상 세계문학 4
쥘 베른 지음, 이세진 옮김 / 책세상 / 2022년 9월
평점 :

어릴 때 동화책으로 읽은 작품이라 기억이 많이 나지 않은 작품이라 새롭게 읽게 되었습니다. 영국 신사 필리어스 포그는 11시 30분에 새빌로 집을 나와 왼발기준 576번 오른발 기준 575번을 내딛는 걸음 수를 새는 좀 성격이 특이하고 매사 꼼꼼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는 언제나 일정한 보폭을 유지하면서 만족감을 얻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의 새로운 하인은 유랑극단 가수, 서커스 곡마사가 되어 레오타르처럼 공중곡예를 하거나 블롱댕처럼 줄을 타고 춤을 추기도 했고 체조 선생, 마지막으로 파리에서 소방대원으로 일한 다재다능한 장 파스파르투 입니다. 그는 이제 좀 평범한 생활을 하고 싶어서 영국가정에서 조용히 살기를 원했는데 그의 주인이 갑자기 80일간의 세계일주 여행에 가게 되어 동행하게 되면서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내기를 하기로 한 여섯 사람은 그 자리에서 약정서를 작성하면서 2만 파운드를 내기에 걸었습니다. 어떻게 보면 무모한 내기 같지만 포그의 도전정신은 높이 사고 싶습니다.
“진정한 영국인은 내기처럼 진지한 문제를 두고 농담을 하지 않습니다. 나는 80일 안에, 그러니까 1920시간, 다시 말해 11만 5200분 안에 세계를 한 바퀴 돌아올 수 있다는 데 2만 파운드를 걸겠습니다. 할 겁니까?”
--- p.31
여행중 인도 청년의 재물이 될 여인을 구출하는 장면이 가장 인상적이었습니다. 파르시 출신의 이름난 미인, 뭄바이의 부유한 상인의 딸로 영국식 교육을 받고 유럽인이나 다름없는 교양과 품위가 있는 아우다는 부모를 여의고 분델칸드의 늙은 토후와 원치 않은 결혼을 했으나 남편이 석달만에 죽으면서 위기에 빠졌습니다. 우리시대의 순장 같은 미신을 따랐던 것 같습니다. 포그 씨는 모른척 할 수가 없었고 그의 일행은 뛰어난 재치로 아우다를 구해야 했고 그 때 죽은 늙은 토후가 순간 벌떡 일어났습니다. 그러나 토후가 살아난건 아니었습니다. 그는 과연 누구였을까요?
저자 쥘 베른은 작품에서 과학기술, 지리, 역사, 시사 관련 배경지식이나 사실을 바탕으로 고증하는 작업이 꼭 필요했기 때문에 지금처럼 정보를 수집할 수도 없던 시기에 작품을 완성하는데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고 합니다. 서쪽 말고 동쪽으로 지구를 한 바퀴 돌면 하루를 번다는 아이디어가 절묘한 반전이었던 이유는 당시에 날짜변경선 개념을 몰랐을 것입니다. 정식으로 날짜변경선이 생긴 것이 1917년이라고 합니다. 과연 포그는 약속한 대로 80일, 1920시간, 11만 5200분 안에 세계를 한 바퀴 돌아 올수 있는지 마지막 내용은 아껴두겠습니다. 완벽한 성격의 필리어스 포그는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철저한 계획을 세웠고 그렇게 시작한 여행에서 영국은행 강도 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되면서 픽스 형사에게 끊임없이 추적을 당하기도 하고 모든 이동 수단과 여러 가지 탈것을 이용하고 뛰어난 지략을 발휘해 난제들을 척척 해결해 나가며 읽는 독자로 하여금 대리만족을 느낄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그는수에즈에서 인도로, 중국에서 일본으로, 태평양을 건너 미국으로, 그리고 대서양을 건너 다시 영국으로 무사히 돌아올 수 있었을까요
1869년에 수에즈운하가 개통되고 미국 동부와 서해안을 연결하는 철도망이 완성되면서 여행이 가능해졌다고 합니다. 영국 신사 포그의 신나는 세계 일주 이야기 어릴적 동화책으로 읽은 기억이 있습니다. 프랑스 소설가 쥘 베른의 진가를 1873년에 발표된 80일간의 세계일주는 많은 재산을 가진 영국 부자 신사 필리어스 포크가 프랑스 출신의 하인 장 파스파르투를 데리고 말 그대로 80일 동안 세계일주에 도전한다는 내용입니다. 널리 알려진 이 소설은 영화로도 상영된 적이 있다고 합니다. 지구를 한 바퀴 도는 데 80일 이면 된다는 엉뚱한 생각을 한 포그, 부자라면 한번 세계 일주를 꿈꿔보고 싶은 많은 독자들에게 흥미를 주는 책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