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나지 않은 아이를 위한 기도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91
임레 케르테스 지음, 이상동 옮김 / 민음사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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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항상 무언가 해명하고 변명한다. 해명할 수 없는 현상과 감정의 복합체인 삶조차도 우리에게 해명을 요구한다. ---p.16

 

 

현대 헝가리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이자 2002년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소설가 임레 케르테스의 주요 작품 가운데 하나인 <태어나지 않은 아이를 위한 기도>[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91번으로 출간되었습니다. 케르테스의 운명 4부작중 자전적 성격이 가장 짙은 작품으로 운명의 무게에 억눌린 듯한 상실과 슬픔 가득한 갈망, 지독한 회한이 실타래처럼 뒤엉켜 있는 이 소설은, 잔혹했던 홀로코스트의 기억을 결코 지울수 없는 유대인 케르테스가 상처입은 영혼을 꺼내 이야기하는 작품입니다. 태어나지 않은 아이를 위해 유대인 부모가 느끼는 감정 과 고통 ,인류의 비극과 개인의 운명에 대한 성찰이 담긴운명 4부작의 세 번째 작품입니다.

 


저자는 평범한 중산층 가정에서 태어나 기숙학교에 들어간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시작된 유대인 박해에 의해 열네 살의 어린 나이로 폴란드 아우슈비츠 수용소에 끌려갔다가 악명 높은 독일 부다페스트 수용소와 차이츠 수용소를 거쳐 2차 세계 대전이 끝나면서 부다페스트로 겨우돌아온 저자 임레 케르테스의 운명 4부작중 자전적 성격이 가장 짙은 작품입니다. 제목에서부터 느낄 수 있는 이런 세상을 자신의 아이에게 만큼을 물려 줄 수 없다는 간곡한 메시지입니다. 미래를 걱정하는 우리 부모의 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책에는 두려움이 우리를 두려움에 떨게 했다는 것조차 기억하지 못하며 두려움이 이미 우리를 집어삼켜 목구멍까지 두려움이 차올라 있으므로 두려움은 우리의 것이기도 하고 우리는 두려움의 것이기도 하다라는 표현을 했습니다. 운명의 무게에 억눌린 듯한 상실과 슬픔 가득한 갈망이 책의 곳곳에 묻어나는 작품입니다.


 

결혼한 부부가 이런저런 이유로 아이를 갖지 않는 것 일명 딩크족들이 늘어나고 있고 출산율과 사회문제로 대두대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대부분 행복이란 어쩌면 너무도 단순한 것이어서 자연그대로 흘러가는 대로 두기도 합니다. 하지만 케르테스의 아내는 아이를 갖고 싶다고 선언하고 화목한 둘의 갈등이 시작되는 이유였습니다. 인간의 가장 큰 범죄는 태어난 것이다 라는 스페인 극작가 페드로 칼데론 테라바르카의 희곡 인생의 꿈 1막을 인용해 케르테스는 이 세상이 어린아이에게 얼마나 추억한 곳인지 낱낱이 근거를 제시하는데 둘의 의견차는 좀처럼 좁혀지지 않았습니다. 홀로코스트의 생존자들의 트마우마는 평생 가슴속에 남아 인생을 송투리채 흔들어 놓는 작가의 글에서 상실과 슬픔으로 가득찬 케르테스의 심경을 느껴봅니다.


 

케르테스의 양심은 행운의 얼굴을 하고 있었지만 그것이 자신을 때려눕힐 수도 있는 사랑이라는 굴레를 쓰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소설의 후반부는 아내에게 자신이 감정을 계속 자세히 설명하고 있습니다. 인간으로 느끼는 외로움, 그의 안간힘이 결국 자신을 무르고 무기력하게 만드는 것으로 충분했고 결국엔 감정에 북받쳐 눈물이 흐르고 말았습니다. 나는 나쁜 아들이자 나쁜 학생이었고 나쁜 유대인이었다. 케르테스에게 아우슈비트라는 말은 자신의 내면에서 그동안 가지고 있던 아버지라는 말로 형상화 되었습니다. 우리는 서로 사랑하고 자유로울 수 있는 것에 대해 한치의 의심도 해본 적이 없었습니다. 케르테스는 남편으로서 자기의 운명을 아내로서의 자기 운명으로부터 달아 날 수 있을지 사유해 보고 싶은 책이었습니다.


 

민음사 제공 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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