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태어나지 않은 아이를 위한 기도 ㅣ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91
임레 케르테스 지음, 이상동 옮김 / 민음사 / 2022년 1월
평점 :

"아우슈비츠는 어떤 말로도 설명될 수 없다." 라는 문장, 존재하는 것은 어떤 것이든 설명될 수 있으므로, 비록 제멋대로의 갈피를 잃은 그렇고 그런 설명이라 할지라도 사실은 하나의 사실에 적어도 두 가지 삶이 있다는 것이다. 하나는 사실들의 삶이고, 다른 하나는 정신의 삶 ---p.55
평범한 중산층 가정에서 태어나 기숙학교에 들어간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시작된 유대인 박해에 의해 열네 살의 어린 나이로 폴란드 아우슈비츠 수용소에 끌려갔다가 악명 높은 독일 부다페스트 수용소와 차이츠 수용소를 거쳐 2차 세계 대전이 끝나면서 부다페스트로 겨우돌아온 저자 임레 케르테스의 ‘운명 4부작’ 중 자전적 성격이 가장 짙은 작품을 읽고 있습니다. 제목에서부터 느낄 수 있는 이런 세상을 자신의 아이에게 만큼을 물려 줄 수 없다는 간곡한 메시지입니다. 두려움이 우리를 두려움에 떨게 했다는 것조차 기억하지 못하며 두려움이 이미 우리를 집어삼켜 목구멍까지 두려움이 차올라 있으므로 두려움은 우리의 것이기도 하고 우리는 두려움의 것이기도 하다라는 표현을 했습니다. 운명의 무게에 억눌린 듯한 상실과 슬픔 가득한 갈망이 책의 곳곳에 묻어나는 작품입니다.
민음사 제공 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