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더, 스탠드 꿈꾸는돌 32
추정경 지음 / 돌베개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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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이 붐을 이루고 있는 지금 청소년 문학의 미답지를 개척 했다는 심사평을 받은 작품 <언더 스탠드> 는 오늘날 청소년 문학의 숨겨진 잠재력이라는 찬사와 함께 창비청소년문학상을 수상한 추정경 작가의 신작 장편소설로 신선한 작품으로 독자에게 다가왔습니다. 언더 스탠드는 전도유망한 스타트업 대표인 목훈이 첨단 기술을 도입한 VR 프로그램을 개발 중에 일어나는 이야기로 이해는 결과가 아니라 과정이라는 것 한 사람을 이해하려면 그 아래로 가서 서 봐야 한다는 점을 이야기 합니다. 과학 기술과 가상 현실의 세계 흥미로운 이야기를 통해 가족의 소중함도 함께 생각해 보는 시간이었습니다.



동지의 한쪽 눈은 가상 세계를 보잖아요. 녀석은 한쪽 눈에 인식된 렌즈로 저희를 보고 있는 거죠. 몸에 인식된 생체 칩 반응을 그대로 반영해 가상 세계의 둥지와 현실 세계의 둥지를 동기화시킨 덕분에요. ---p.50


그 행복이란 놈의 앞뒤에는 필연코 그에 필적하는 어둠이 필요하더라고, 행복과 불행이 뒤범벅되어 그 본래 모습을 찾아볼 수 없는 때야말로 가장 인간적인 순간이라더군요. ---p.179


화이트 해커인 지웅은 알파테스트 중인 게임에 접속하여 관리자에게 일침을 날립니다. 뇌파로 연결되는 VR은 현실의 혼란만 가중 시킬 뿐 아직 세상에 공개되기엔 너무 이르다고, 프로그램을 엎어버리라고 합니다. 게임사 대표인 목훈 화이트 해커와의 불쾌한 만남, 너무 많은 요구사항을 클라이언트의 입장 ,까다로운 클라이언트인 함 회장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애쓰던 목훈은 그 과정에서 평생 원망하던 아버지의 삶을 조금이나마 이해하게 될까요 목훈이 그동안 가지고 있던 가슴속의 응어리를 풀 수 있을지 이야기는 흥미로와 집니다.


뇌에 직접 칩을 삽입하는 것을 두고 여러 말이 돌 수밖에 없는 어느 영화에서 보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사람 몸 안에 칩을 삽입하고 컨트롤러를 집어넣는 것에 대한 세상의 윤리 잣대가 거론되지만 미래의 시대에는 있을 수 있는 일이 아닐까요. 베타 테스트 예정일은 다가오는데 목훈은 빨리 결정을 내려야 하는 상황입니다. 배를 탔던 아버지의 인생, 배가 좌초된 시점에 모든 것이 끝났다고 생각했고 가정의 모든 키를 쥐고 있던 가장이라는 무거운 무게의 짐을 가족과 상의하고 나누었으면 어땠을까요. 도시의 노인을 아버지에 빗대어 머무를 곳 없어 모든 것이 낯설어하는 결국 새장 속에 갇혀 무료하게 주변부를 배회하는 늙은 새라고 작가는 표현했습니다. 사람이 사람을 이해하는 일 결코 쉽지 않다는 걸 느끼게 합니다.


어린 시절 가족을 돌보지 않은 가장 아버지 그로 인해 상처 속에 살아온 목훈 가족들 부모 노릇은 하지 않아놓고 자식의 도리만을 요구하는 아버지 때문에 하루하루 힘든 나날을 보내는 목훈의 진정한 이해와 용서는 이루어질지 작품은 여러 인물들의 연결고리와 가장 인간적이지 못한 과학이라는 도구로 인간을 이해하게 한다는 설정이 무척 흥미롭습니다. 우리 모두가 누군가를 완벽하게 이해할 수는 없지만 서로를 이해하기 위해 함께 한 시간들이 결코 헛되지 않음을 알고 있습니다. 청소년에게 친근한 VR 프로그램을 통해 기술이 인간의 기억을 얼마나 있는 그대로 복원할 수 있는지, 또 그렇게 기술을 통해 복원한 기억이 한 인간의 진실을 이해하는 길이 될 수 있을지 묻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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