뷔히너 전집 열린책들 세계문학 247
게오르그 뷔히너 지음, 박종대 옮김 / 열린책들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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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모두 바보이고, 누구도 타인에게 자기만의 고유한 어리석음을 강요할 권리가 없어. 인간은 모두 각자의 방식으로 즐길 수 있어야 해 ---p.16

 

18351월에 작품을 쓰기 시작하여 한 달 만에 끝냈다는 <당통의 죽음>18세기말 시대상을 잘 반영한 작품으로 프랑스 혁명이 배경이 됩니다. 왕정의 불합리성, 신분제 사회의 불평등, 빈부 격차, 경제적인 어려움 속에 혁명 지도자 동지였던 당통과 로베스피에르의 갈등이 잘 표현되어 있는 극작품입니다. 시대를 앞서간 천재 작가 뷔히너의 이름을 기리기 위해 제정된 게오르크 뷔히너상은 현재 독일어권에서 가장 권위 있는 문학상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스물세 살에 요절한 비운의 작가가 남긴 작품은 단 네편 뿐이지만 독일 문학사에 강렬한 흔적을 남겼다는 평을 받고 있습니다.

 

어느 나라나 진영은 나뉘게 되어 있습니다. 에베르파와 당통파 이들은 깃발의 색깔도 다르고 가는 길도 천차만별입니다. 에베르파가 승리했더라면 공화국은 혼란의 도가니로 변했을 테고 전제 정치가 횡행했을 것입니다. 정치가에게 청렴하기를 기대할 수 있을지 과연 당통은 어떤 사람인지 그는 어떤 정치를 펼칠지 궁금합니다.

 

인간이 아름다운 건 자유롭게 의지를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야. ---p.158

 

보이체크를 읽으니 인간은 무엇으로 사는가가 떠오릅니다. 인간은 왜 존재할까요? 만일 신이 인간을 만들지 않았다면, 농민과 칠장이, 구두장이, 의사는 무엇으로 먹고살 수 있겠습니까 걱정합니다. 보이체크는 가장 비천한 계층 출신이 주인공으로 나오는 독일 최초의 비극이라고 했습니다. 타인과의 소통이나 세계 해석면에서 제한된 능력을 보이며 고결하게 말을 할 재주도 없고 자기 생각을 조리있게 표현하는 법도 모릅니다. 보이체크가 사회와 자기 자신으로부터 소외되어 가는 과정은 사회의 책임도 있습니다. 우리가 세상에 태어나 존재하는 이유를 생각해 보는 일 작품을 통해 느낄 수 있었습니다.

 

 

사실 세상 모든 일이 지루함에서 나온 게 아닐까! 삶의 무료함에 찌든 페터왕의 철부지 아들 레옹스 왕자는 따분한 궁중 생활이 싫었고 왕위를 물려 받는 것도 부왕이 정해 준 공주와 결혼할 마음도 없었고 마음속에 둔 여인 로제타와 자유롭게 사는 것이 꿈이었습니다. 뷔히너의 작품중 유일한 희곡 레옹스와 레나는 안락한 현실에 젖어 삶의 지루함으로 가진자의 배부른 투정을 표현했습니다. 왕이 되면 하루 종일 마차를 타고 산책을 할 수도 있고 사람들의 모자를 수없이 벗게 해서 닳게 할 수도 있고 착실한 사람들 군인으로 만들어 세상을 왕자님이 원한는 대로 할 수 있다고 발레리오는 왕자를 설득하는데 당시 사회상과 정치적인 환경에 대한 실랄히 비판해 주며 절대 왕정의 부조리함과 비합리적인 현실을 통해 상류층에 대한 의식을 잘 알수 있는 희곡입니다. 권력을 이용해 국민을 좌지우지 하겠다는 생각이 바뀌지 않는한 그 나라는 발전과는 거리가 멀다고 생각이 듭니다

 

 

한가지 놀라운 사실 의학자이기도 한 뷔히너가 인간의 광기를 문학적으로 표현한 작품은 <렌츠>입니다. 뷔히너의 작품 중 정치색이 없는 유일한 것으로 인간의 내면에 대해 사유해 볼 수 있는 작품입니다. 사랑에 실패한 렌츠가 17781월 포게젠 지방의 산골 마을 발트바흐로 사는 길 친구의 권유로 오벌린 목사를 찾아가는 길은 겨울산을 뚫고 현실에 내쫓기듯 살아온 삶에 완전히 지친상태였습니다. 마을에 도착해 오벌린 가족은 렌츠를 따뜻하게 대해주지만 오벌린에게 자신이 연인을 죽였다고 고백하여 광기에 의한 망상이 지속됩니다. 미움이나 사랑, 의망은 없어지고 끔찍한 공허와 고통과 불안만 남았습니다. 우리가 존재하는 이유에 대해 사유해 보고 싶은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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