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센터의 말
이예은 지음 / 민음사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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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출판프로젝트대상수상작

 

 

세상에는 수많은 직업이 있습니다. 그 중 고객을 응대하는 일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언제나 친절하고 상냥한 목소리로 고객의 불편하고 궁금한 내용을 해결해 주는 직업이 있습니다. 고마운 도우미 콜센터 상담원들의 이야기가 책으로 출간되었습니다. 9회 브런치북 대상을 수상한 이예은 작가의 에세이 <콜센터의 말> 입니다. 그것도 우리나라가 아닌 타국에서 초보 상담원으로서 겪은 고충을 글로 전했습니다. 저자는 2015년 한국에서의 호텔 홍보 일을 그만두고 일본에 살기 시작해 20201, 일본 여행사의 콜센터에 입사 했습니다. 한국어를 일본어로, 일본어를 영어와 한국어로 옮기던 이력을 바탕으로 상담원으로 일하게 된 계기가 됐습니다. 목소리 만으로 타인과 마주하는 콜센터 상담원이자 일본에 거주하는 외국인 노동자인 저자가 바라본 습관적 말들 속에 우리에게 하고 싶은 말은 무엇인지 궁금했던 책입니다.

 

고객이 받아들이기 힘든 주장을 펼치더라도 이 사람으로서는 이렇게 판단할 수도 있겠다. 라는 태도로 경청하고 공감하려 애썼다. 그러다 고객의 기분이 누그러졌다 싶을 때 불쾌감을 드린 점에 대해 진지하게 사과하고 더 만족스러운 서비스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짐심에서 우러나오지 않는 사과를 거리낌 없이 하기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필요했지만 한번 익숙해지고 나니 든든한 무기가 됐다. ---P.45

 

 

불완전한 기업이 만든 제품을 불완전한 소비자가 사용하고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문제를 다시 불완전한 콜센터 상담원이 해결하려 애를 씁니다. 소비자가 그것을 잊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저자는 의도된 잘못을 감싸는 핑계가 되어서는 안 되지만 모두가 각자의 위치에서 조금씩 이해의 폭을 넓힐 이유가 된다면 콜센터 상담원에 대한 처우를 개선하거나 사회적 시선을 변화시키기는 힘들어도 상대방의 말 한마디는 얼마든지 바꿀 수 있다고 합니다. 이 세상에는 상처를 주는 말보다 얼굴은 모르지만 조금더 상냥하게 하는건 어려운 일이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저자는 콜센터의 일로 일본어가 훨씬더 편해졌고 일본어로 통화하거나 이메일을 쓸 때 콜센터에서의 일한 경험이 크게 도움이 되었습니다.

 

 

 

상담원으로 일했던 콜센터에 고객이 되어 전화를 거는 어색한 기분, 경험해 보지 않은 사람은 알 수 없을 것입니다. 버티고 버티다 선택한 이직 온종일 몇 마디 하지 않는 평범한 사무직 회사원의 삶이 평화롭게 느껴졌다고 하니 그간의 고충이 얼마나 심했을까요. 해보지 않은 사람은 알수 없습니다. 코로나 시국 일본 여행사 근무라는 당혹스러운 상황을 맞닥뜨린 한국인의 이야기입니다. 헤드셋 속 불쾌한 소음에 압도되어 주눅이 들었던 일 꼭 콜센터의 일만은 아닙니다. 사회 곳곳에서 웃으면서 고객을 응대해야 하는 수많은 직업이 있습니다. 가끔 뉴스에 나오는 진상 고객의 갑질 행동에 화가 나기도 하지만 극히 일부 몰지각한 사람들이라고 생각하고 싶네요. 아직 세상에는 더 좋은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많을 테니까요. “상담원님, 친절하게 알려 주셔서 감사해요.” , ”상담원님, 친절하게 알려 주셔서 감사해요.“ ” 상담원님 좋은 하루 보내세요.“ 라는 인사가 누군가에게는 힘든 하루가 즐거운 날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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