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의 장원 휴머니스트 세계문학 8
윌리엄 허드슨 지음, 김선형 옮김 / 휴머니스트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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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머니스트 세계문학 008 녹색의 장원 완독서평




어린 풀잎처럼 자라나는 사랑의 신비로운 가능성, 가장 뜨겁고 짙은 열대림의 로맨스 자연 속에서는 문명을 동경하고, 문명 속에서는 자연을 그리워한 작가 윌리엄 허드슨은 영국으로 귀화하고 영어로 글을 쓴 영국 작가이지만 또한 아르헨티나에서 자국의 중요 문인으로 평가받는 아르헨티나 작가이기도입니다. 휴머니스트 세계문학 일곱 번째는 <녹색의 장원>입니다. 아르헨티나의 드넓은 평원에서 보낸 어린 시절은 그의 삶 곳곳에서 존재감을 드러내며 새를 사랑하는 박물학자로 성장하게 했으며, 남아메리카의 삶을 마술적 리얼리즘의 문체로 그려낸 회고록을 쓰는 등 작가로서의 그의 삶에도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그는 과학과 문학의 중심에 가고자 영국으로 넘어갔지만, 한순간도 자연을 떠나보내지 않았다고 합니다. 살아있는 자연을 누구보다 날카롭게 넓은 마음으로 깊이 이해하고 관찰하는 작가의 소설을 읽고 있습니다.


영국이 산업혁명을 가장 먼저 이륙하고 제국으로서도 최전성기를 구가했던 19세기말부터 20세기 초 대중의 집단적 판타지는 스모그에 오염되지 않은 대자연을 정복하는 모험을 갈구했습니다. 녹색의 장원에서 아벨의 느끼는 감정은 인종적 우월감과 귀족주의, 엘도라도의 꿈은 분명히 그 시대 그리고 장르의 의식을 분명히 반영하고 있습니다. 제비와 비둘기 케트살과 나이팅게일, 신비로운 종소리를 울리는 천상의 조류들을 통해 짐승 같은 야만인과 짐승 같은 백인이 그대들을 학살하러 오는구나 라고 생각하며 전자는 먹잇감을 구하러 후자는 과학의 이득을 위하여. 이 시기는 흘러가리니, 살아남기를, 살아남아서 우리가 죽은 후 도래해 이 지구를 차지할 순결하고 영적인 종족에게 그대들의 메시지를 전해주기를. 수천 년이 아니라 영원히, 영원히 기억되길 바라는 마음을 갖는 것입니다. 기독교 문명에서 추방당한 아벨의 새로운 아마존 열대우림에서 구대륙의 제국주의자답게 변모해 나갈지 궁금했습니다.


아마존 열대우림에서 구대륙의 제국주의자답게 무엇이든 착취하고 얻어내려는 아벨의 전형적인 꿈은 계속해서 좌절됩니다. 아벨은 베네수엘라에서 권력을 장악하려다 실패하고 과야나의 오지로 도망을 칩니다. 이 모험의 l기는 비글호를 타고 미답의 땅을 향해한 경험을 기록해 명성을 얻은 다윈처럼 고향에 돌아가게 되면 아니 어쩌면 유럽에서도 내개 명성을 가져다 줄 일기를 쓰는 일이 계속됩니다. 그러나 그 일기는 허망하게 찢겨 사라지게 되면서 아벨은 앞날이 걱정되기 시작합니다. 가장 뜨겁고 짙은 열대림의 로맨스. 권력 싸움에서 밀려나 베네수엘라 동부의 밀림으로 도피 중인 청년 아벨은 숲속에서 새소리를 내며 자유롭게 나무 위를 누비는 신비로운 소녀 리마를 만나 사랑에 빠집니다.


리마는 강력한 성격과 무지하고 지극히 미신적인 정신에서 나오는 생생한 믿음의 실행력 덕분에 아벨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녹색의 장원은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국적인 로맨스라는 분명한 전개를 넘어 환경과 인간, 자연과 문명에 대한 깊은 통찰과 함께 뛰어난 생태소설로서의 가능성까지 엿보게 한 윌리엄허드슨의 작품입니다.




내 살과 흙은 하나이고, 내 피와 햇살의 열기는 하나이고, 바람과 폭풍우와 뜨거운 내 열정은 하나다. 내가 ‘낯섦’을 느끼는 건 오로지 나와 같은 인간들에게서다.---p.374


윌리엄 허드슨은 아르헨티나에서 태어나 셰익스피어를 인용하는 미국인 부모의 밑에서 성장했고 이민자였던 부모는 부에노스아이레스 남서쪽 팜파스에서 양을 치는 농가를 운영했습니다. 팜파스에서 자란 저자는 새와 야생동물을 주로 보고 자랐고 자연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기에 글을 쓰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을 것입니다. 이국적인 로맨스와 낭만적인 이야기는 미국인도 아르헨티나인도 영국인도 아닌 그 어디에도 속하지 못한 삶을 자연 속에서 동경했는지도 모릅니다.

<녹색의 장원>은 유명배우 오드리 햅번이 리마를 연기한 영화로도 유명하며 허드슨 사후 100주기를 맞아 새롭게 출간된 책입니다. 아벨은 원주민과 누플로에게 우월감을 느꼈던 모든 면에서 실패하고 종족학살자인 자신을 용서하고 삶에 화해할 수 있을지, 라마와의 사랑은 영원할지 결말은 묻어 두기로 합니다. 다른 시대와 다른 장소 이국의 사랑을 통해 아벨이 라마의 숲을 자신의 장원으로 바라보는 의미를 되새겨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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