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그녀와 그 ㅣ 휴머니스트 세계문학 7
조르주 상드 지음, 조재룡 옮김 / 휴머니스트 / 2022년 6월
평점 :

첫 시집으로 푸시킨의 찬사를 받는 등 엄청난 성공을 거둔 촉망받는 시인이었던 뮈세는 여섯 살 연상의 상드를 만나 이내 치명적인 사랑에 빠집니다. 사랑의 희열에 달뜬 두 사람은 오래전부터 동경해오던 이탈리아로 여행을 떠나지만 여기서 뮈세는 방탕한 본래의 기질을 드러내고, 뇌염에 걸려 병석에 눕게 됩니다. 음악가인 프레데리크 쇼팽을 비롯해 일평생 수많은 남자와 경계 없이 교류하며 ‘사랑의 화신’이라 불린 조르주 상드와 프랑스 낭만주의를 대표하는 천재 시인 알프레드 드 뮈세의 실제 사랑 이야기를 바탕으로 쓰인 작품은 국내 초역으로 휴머니스트 세계문학 일곱 번째입니다. 누구나 알지만 아무도 알려주지 않는의문스럽고 남루한 사랑의 민낯 조르주 상드의 작품을 읽고 있습니다. 로랑의 우울은 권태로 이어지면서 기쁨에 들뜬 젊은 여자들과 환심을 사려는 여자들에게 그는 구역질을 내고 있었습니다.
테레즈는 로랑의 고백을 새로운 불행에 대한 예언으로 느끼고 로랑을 밀어내지만, 로랑을 향한 모성애적 사랑을 끝내 거부하지 못합니다. 두 사람은 사랑의 결합이 가져다주는 환희를 맛보지만, 이내 상반되는 성향으로 인해 삐걱대는데 테레즈가 보는 건 환영이었을까요. 그건 환각이었다고 어둠 속에 다시 혼자 있게 되면서 로랑은 자신의 의견을 굽히려 하지 않고 화를 내고 논쟁거리가 있기라도 한 듯이 성남 목소리를 내는데 우정, 동료애, 연민 같은 단어로 서로의 주변부를 맴돌던 두 사람 앞에 미국인 남성 파머가 등장합니다.
로랑에게 초상화를 맡기며 로랑과 테레즈를 지켜보던 파머는, 초상화가 완성된 날 로랑을 불러 말합니다. 세기의 연인이라 부를 만큼 프랑스 문단을 떠들썩하게 했던 이들은 사랑에 모든 것을 걸 만큼 무모했지만, 이들이 남긴 작품은 지금까지도 사랑과 사랑을 둘러싼 세계의 모든 감정을 추체험할 수 있는 훌륭한 고전으로 남아 있습니다. 휴머니스트 세계문학 그녀와 그를 읽고 있습니다.
열정적으로 사랑하는 건 테레즈지 로랑은 아닙니다. 로랑은 테레즈를 알게 된 이후, 행복을 믿고 행복의 맛을 느껴보게 하려고 노력해왔습니다. 본인이 버릇없는 아이 같은 이기주의자가 되지 않은 게 당신 잘못은 아닙니다. 로랑은 오로지 사랑이 삶이 될 것이라는 것, 그리고 좋건 나쁘건 제게 필요한 게 바로 이런 삶 아니면 죽음이라는 것만 알 뿐입니다. 저를 제외한 모든 것을 가지라, 사랑하는 젊은 여인, 아주 착하고 헌신적이며 아름다운 젊은 여인, 가정의 행복, 아이들을 위한 야망, 안정 모든 것들을 로랑의 편지를 읽고 테레즈는 마음이 몹시 아팠고 열정을 알지 못하다는 그의 말에 분노가 치밀어 올랐습니다. 그를 따듯하게 대하며 정성껏 배려했는데 감사의 탈을 쓰고 절망과 열정과 죽음을 내게 권하다니 불행한 영혼을 탓하며 어떻게 이런 마음을 진정시켜야 할지 흔들리고 부서진 두 개의 행복, 일과 우정 로랑에게 초상화를 맡기며 로랑과 테레즈를 지켜보던 파머는, 초상화가 완성된 날 로랑을 불러 말한다. 당신은 자크 양을 사랑합니다. 19세기의 사랑과 연애에 관한 여성적 사유의 견본이자 소설 형식을 빌린 사랑의 논쟁이 될만한 이야기 그녀와 그를 읽고 있습니다.
“이제 정말 지긋지긋합니다. 우리 서로에게 솔직해집시다. 우리는 더 이상 서로 사랑하지 않아요. 서로 사랑한 적이 한 번도 없다고요!" ---p.159
테레즈는 초상화가, 로랑은 역사화가 화가라는 점에서 둘은 합이 잘 맞아 보였습니다. 그러나 성격은 달랐습니다. 테레즈가 순수한 현실의 화신이라면 로랑은 광기와 불행으로 가득한 방탕하고 감정기복이 심한 사람이었습니다. 사랑하지만 헤어진다 이런 말 들어보셨나요? 끊임없이 새로운 자극을 좇는 로랑에게 테레즈는 자신을 구속하는 답답한 존재였고, 테레즈는 그런 로랑을 자신이 바꿀 수 없음을 받아들인다. 마침내 둘은 이별하지만, 연애의 끝이 사랑의 끝은 아니어서일까, 여전히 우정이나 연민 같은 말들로 서로의 곁을 맴도는데 로랑은 뒤늦게 후회하고, 둘 사이가 회복될 수 없음을 아는 테레즈는 로랑을 다독이지만 후회와 미련으로 점철된, 끝날 듯 끝나지 않는 관계는 끈질기게 계속됩니다. 상드의 자전적인 소설 그녀와 그를 통해 여성의 평등과 독립을 보여주며 출간되자마자 화제를 몰고 언론에서는 매일 수많은 기사가 쏟아져 나왔다고 합니다. 조르주 상드의 다른 작품도 읽어보고 싶어 집니다. 휴머니스트 세계문학 시즌3편도 기대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