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의 고삐
프랑수아즈 사강 지음, 김인환 옮김 / 페이퍼로드 / 2022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황금의 고삐 완독




음악 대학 피아노과를 졸업하고 로랑스를 우연히 다시 만나게 되면서 그녀는 음악의 거장과 결혼하고 싶었지만 뱅상은 그런 조건이 되지 못했습니다. 그녀의 결혼은 예술이 돈보다 더 중요하다는 선언을 한 셈이었습니다. 그렇게 부유한 상속녀 로랑스는 가난하고 무명인 음악가 뱅상을 남편으로 맞이하면서 로랑스는 젊고 정열적인 남편을 얻으면서 옷을 입혀야할 커다란 인형 하나도 얻은 셈이었습니다. 사강의 작품은 인생을 살면서 사랑이 아름답고 좋은 것만 표현하는 그런 이야기가 아니라 냉정하고 담담한 시선으로 인간의 고독과 사랑의 본질을 그리는 작가입니다. 많은 작품을 읽지는 않았지만 그래서 사강의 작품에 끌리는 이유일지도 모릅니다. 도덕에 얽매이지 않는 자유로운 감성과 섬세한 심리묘사로 여전히 전 세계의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작가입니다.


나는 이처럼 자연스러운 로랑스를 보는 게 얼마나 좋았는지 모른다. 그녀의 목소리도 자연스럽고, 격분한 그녀의 표정은 거의 속되기까지 했다. 나는 이처럼 그녀가 뻔뻔스럽고, 격분하고, 자연스럽고, 냉정할 때가 아주 좋았다. 그녀는 항상 그런 자신을 내보이고 싶어 하지 않았고, 그런 표정을 지으려고 하지 않았다. 그녀는 자기 자신이 절대적이고, 비물질적이고, 저속함을 초월하고, 지적이고, 순진하고, 꿈 많은 여자이기를 바랐고, 또 그렇다고 믿고 있었다. ---p.104


결혼의 조건은 달라도 상대방의 생각을 존중하고 서로에게 상처는 주지 말아야 합니다. 이런 결혼이 행복하지 않을 거라는 것은 미루어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로랑스는 남편 뱅상의 생활환경을 바꾸고 싶어 했고 더욱이 새로운 삶, 새로운 사랑, 새로운 안락, 새로운 동네를 마련해 주며 그녀가 원했던 것만큼 완벽하게 하기 위해 몇 번의 이사를 해야 했지만 촌사람을 다루기는 쉽지 않았고 그녀의 점차 강압적으로 변하기 시작하면서 집안 사람들은 물론이고 친구들도 그런 뱅상을 무시하고 로랑스 또한 그를 물건처럼 소유하려고 했습니다. 나는 어두운 우리의 침실 안으로 몰래 들어갔다. 첫문장에서 볼 수 있듯이 뱅상도 다른 세계의 로랑스에게 관심 있어 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결혼 생활 7년차 뱅상과 로랑스는 지배하고 지배당하는 불균형한 관계속에 위태로워 보였으나 뱅상이 갑자기 영화 음악으로 돈과 명예를 얻게 되면서 둘의 사이는 또다른 국면을 맞이 합니다. <황금의 고삐>는 인간이 가질 수 있는 욕망이 돈과 결부되면서 두 번의 결혼과 두 번의 이혼을 거치며 사강은 시련과 상처를 자신만의 필체로 남기는데 많은 도움이 된 것 같습니다. 사강을 수식하는 말은 수없이 많습니다. 그녀는 모두에게 주어지는 단 한 번의 삶을 누구보다 빠르게 질주하고 무엇보다 자신의 선택을 돌아보지 않았습니다. 뱅상이 로랑스를 떠나지 않았다면 그녀는 생을 마감하지 않았을까요.



다른 사람들이 경험하지 못한 일들을 겪으면서 그녀가 끊임없이 멈춰 서 있었던 게 있다면 바로 글을 쓰는 일이었습니다. 자신이 모르는 것, 느끼지 못한 것, 체험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결코 쓰지 않는다고 한 그녀에게 상처는 글의 소재가 되었을 것입니다. 그녀의 삶은 온통 문학이었도 그 문학 역시 온전한 삶 그 자체였습니다. 슬픔이어 안녕으로 화려하게 등단한 후 도박중독, 스캔들, 이혼, 마약, 파산 등 그녀를 따라 다니는 수식어들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오히려 그런 것들을 작품 속에 스며들어 인물의 내면을 파헤치면서 사람과의 관계 속 사랑과 고독과 욕망의 얼굴을 찾아보는 의미있는 작품이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