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팝의 고고학 1980 - 욕망의 장소 한국 팝의 고고학
신현준.최지선 지음 / 을유문화사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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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팝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필독서 17년 만에 새롭게 선보이는 개정 증보판으로 1960년,1970년에 이어 1980년 1990년이 추가로 업그레이드 되어 출간되었습니다. 제가 20대를 보낸 1980년대를 을유에서 보내주셨습니다. 책에는 우리 시대의 대중음악인 100여명의 인터뷰를 수록하여 방대한 기록들과 소중한 사진 자료들까지 음악을 좋아하는 제가 잘 읽고 소장하고 싶은 책입니다.


연관도 절대적인 것이 아니라 한 장소가 다른 장소보다 더 긴밀하게 연관된다는 의미다. ‘하필이면 다른 곳이 아니고 거기’였다는 뜻이지 ‘필연적으로 거기’ 라는 뜻이 아니다. 또한 장소란 물리적 위치가 아니라 물질적 환경이며, 독특한 장소감을 형성한다는 교과서적 설명도 전해본다. 장소라는 것은 불변적 구조가 아니라 가변적 과정이다. 특정 시점에는 불변적으로 보이지만 시간이 지나면 장소도 변한다. ---P.12


가왕 조용필의 단발머리, 창 밖의 여자를 좋아하고 세종문화회관에서 콘서트도 갔던 기억이 납니다. 조용필의 음반들은 아티스트의 창의성뿐만 아니라 한국에서 음반 시장이 팽창하고 레코딩 기술이 성장하는 과정을 생생하게 보여 줍니다. 1981년부터 1986년까지 가요톱10에서 무려 67주 동안 1위를 차지하며 여의도의 왕, 아시아의 불꽃으로 여의도 KBS별관 스튜디오 녹화장은 조용필의 주중 대관식이 됩니다. 그리고 빼놓을 수 없는 그룹 시나위의 음반은 백두산, 부활, H2O 등의 음반 제작을 부추기면서 하드 록과 헤비메탈의 저변을 넓히는 촉매제가 되었습니다. 후미진 곳에 위치한 합주실과 어둑한 뮤직비디오 감상실을 전전하면서 자기도취적인 카피에 머무르던 록 키드들에게 자작곡의 필요성과 자의식을 불어넣어 준 일입니다. 요컨대 시나위는 1980년대 중후반에 헤비메탈, 나아가 록 음악 전반에 불어닥친 혁신의 발화점이 되었고 많은 팬들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민주화가 이루어진 후 정태춘의 태도와 음악은 <무진 새 노래> 1988를 기점으로 이전과 단절한다. ‘삶의 문화’라는 기획사를 만들어 음반사로부터 독립했을 뿐만 아니라 메시지와 사운드 모두에서 ‘사회성’과 ‘민족성’이 두드러졌다. 음반을 발표한 직후는 1988년 4월 연우소극장에서 노찾사의 공연이 열린 날 정태춘이 불쑥 찾아오고 뒤풀이에서 함께 어울린 일은 새로운 연대의 시작을 알리는 사건이었다. ---P.427


1980년대는 욕망의 장소입니다. 주관적인 서사와 기억을 넘어 그 장소에 물질적으로 무엇이 있었는가가 중요합니다. 1980년대 여의도 가요계, 신촌파, 방배동 사단, 낙원동 악기 상가 등 여의도는 연예인이 몰리는 방송가, 신촌은 젊은이들이 오가는 대학촌, 방배동은 고급스러운 카페촌, 낙원동은 악기상가 하는 정체성을 구축했습니다. 책은 10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한 장의 시작은 그해의 작품과 가수를 주제로 곡들과 명반 때로는 악보와 사진까지 독자가 20대에 카세트 테이프에 녹음을 해가며 듣던 노래들입니다. 그 시절을 추억하며 때로는 떠나보낸 가수들까지 떠올리게 하는 감명 깊은 책이었습니다. 슬프거나 기쁘거나 항상 음악과 함께 했었던 좋은 감정들을 간직할 수 있는 뜻 깊은 시간을 책을 읽으며 보냈습니다.



출판사로부터 소중한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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