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 준비는 되어 있다
에쿠니 가오리 지음, 김난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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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 준비는 되어 있다 완독



전진, 또는 전진이라 여겨지는 것



사랑의 시작은 소리없이 찾아 오는 반면 사랑의 상실은 많은 준비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상실은 슬픔을 통과 할 때 그 슬픔이 아무리 갑작스러운 것이라도 그 사람은 이미 울 준비가 되어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사랑의 마지막을 슬퍼하는 순간 우리는 울 준비를 마치게 되는 것입니다. 나가사카 야요이는 나흘 동안의 유급휴가를 받았고 학창 시절 홈스테이를 하면서 신세를 졌던 집의 딸 아만다가 여름방학을 이용하여 일본에 온다고 해서 집에 삼일간 같이 지내기로 하는데 타인을 집에 재우는 일이 남편과의 마찰이 되는 상황이 되어 버렸습니다.


노인성 치매로 시어머니는 병원에 입원을 하고 어머니가 키우던 고양이를 데려왔으나 남편은 한 마디 말도 없이 고양이를 내다 버립니다. “바다에 던져 버렸어.” 고양이는 없어졌고 남편은 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이 무엇인지 알 수 없었습니다. 과거 2년 동안 신세를 진 케이트의 딸을 단 삼일도 맡아 줄 수 없는 남편의 태도는 야요이에게 현실이 슬픈 것은 말다툼이 아니라 화해라는 것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전진, 또는 전진이라 여기고 싶었던 것이었습니다. 에쿠니 가오리의 작품을 통해 잔잔하게 마음을 파고드는 12개의 이야기는 사랑, 이별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작품입니다.


다카시와 함께 한 여행은 끝이 났고 동지를 만났다고 생각했다 아파트를 빌려 같이 생활했다 하지만 지금은 그 아파트에서 혼자 생활한다. 빛나고 한없이 풍요로웠던 연애 감정은 어느날 갑자기 꼬리를 감추었다. 사랑하는 감정이 처음과 같이 계속 유지된다면 병원에 가보라는 우스게 소리가 있습니다. 사랑하는 마음이 영원히 계속 되지 않는다는 것은 지극히 정산입니다. 이별뒤에 남은게 어찌 상처만 있을까요 때때로 추억하고 싶은 기억에 남는 것들도 분명 있을테니까요. 다카시의 친절함을 저주하고 성실함을 저주하고 아름다움을 저주하고 특별함을 저주하고 약함과 강함을 저주했다. 그리고 다카시를 정말 사랑하는 나 자신의 약함과 강함을 그 백배는 저주했다고 울 준비는 되어 있었다고 했습니다. 사랑이 끝난 자리에 서 있는 여성들을 통해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되짚어 보고 싶은 작품입니다.



“우리 한때는 사랑했는데 참 이상하지 이제 아무 느낌도 없어.” 지금까지 우리에게 사랑의 무수한 변주곡을 들려주었던 에쿠니 가오리 작가의 이번 소설은 지금 사랑이 모두 끝난 자리에 있습니다. 새로운 사랑을 찾아 나서는 사람과 혼자임을 깨닫고 자유를 찾아 한발 내딛는 사람도 있습니다. 소설 속 주인공들은 사랑과 결혼이 이미 삶을 지탱해주는 버팀목도 자신의 존재를 보듬어 주는 따뜻한 울타리도 아니었습니다. 그러면 사랑이 남은 자리에는 무엇으로 채워야 할까요? 또 다른 사랑으로 채우라는 사람도 있고 시간을 좀 갖으라는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연애가 곧 결혼이라는 방식은 지금 세대와는 많이 다르죠.


여행 내내 아들도 함께 왔으면 좋았을 거라는 시어머니를 보며 아들 요이치와 이혼하면 어떻까 하며 시어머니의 반응을 보면서 애인 루이와 함께 오고 싶다는 엉뚱한 생각을 하는 주인공의 이야기 <요이치도 왔으면 좋았을걸>, 현실의 수많은 문제들을 뒤로한 채 밝고 명랑한 밤의 술집의 분위기에 취한 모습을 보여 주는 <그 어느 곳도 아닌 장소>, 변해 버린 애인을 사랑하면서도 증오하고, 그런 애인을 사랑하는 자기 자신을 백배는 더 증오하는 마음을 강하게 표현한 가슴 아픈 이야기 <울 준비는 되어 있다> 다양한 사람들이 다양한 장소에서 다양한 기억을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사랑이야기를 담은 소설집을 통해 작가의 감성적인 글을 읽어보는 좋은 기회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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