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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 준비는 되어 있다
에쿠니 가오리 지음, 김난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2년 3월
평점 :

울 준비는 되어 있다 ③
“우리 한때는 사랑했는데 참 이상하지 이제 아무 느낌도 없어.” 지금까지 우리에게 사랑의 무수한 변주곡을 들려주었던 에쿠니 가오리 작가의 이번 소설은 지금 사랑이 모두 끝난 자리에 있습니다. 새로운 사랑을 찾아 나서는 사람과 혼자임을 깨닫고 자유를 찾아 한발 내딛는 사람도 있습니다. 소설 속 주인공들은 사랑과 결혼이 이미 삶을 지탱해주는 버팀목도 자신의 존재를 보듬어 주는 따뜻한 울타리도 아니었습니다. 그러면 사랑이 남은 자리에는 무엇으로 채워야 할까요? 또 다른 사랑으로 채우라는 사람도 있고 시간을 좀 갖으라는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연애가 곧 결혼이라는 방식은 지금 세대와는 많이 다르죠.
여행 내내 아들도 함께 왔으면 좋았을 거라는 시어머니를 보며 아들 요이치와 이혼하면 어떻까 하며 시어머니의 반응을 보면서 애인 루이와 함께 오고 싶다는 엉뚱한 생각을 하는 주인공의 이야기 <요이치도 왔으면 좋았을걸>, 현실의 수많은 문제들을 뒤로한 채 밝고 명랑한 밤의 술집의 분위기에 취한 모습을 보여 주는 <그 어느 곳도 아닌 장소>, 변해 버린 애인을 사랑하면서도 증오하고, 그런 애인을 사랑하는 자기 자신을 백배는 더 증오하는 마음을 강하게 표현한 가슴 아픈 이야기 <울 준비는 되어 있다> 다양한 사람들이 다양한 장소에서 다양한 기억을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사랑이야기를 담은 소설집을 통해 작가의 감성적인 글을 읽어보는 좋은 기회가 되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