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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르소나주
실비 제르맹 지음, 류재화 옮김 / 1984Books / 2022년 3월
평점 :

글쓰기에 대한 탐구 <페르소나주> 완독
페르소나주는 소설 속 등장인물들입니다. 저자 실비 제르맹은 1985년 <밤의 책>을 발표하며 여섯 개의 문학상을 수상 하였고 이어 호박색 밤, 분노의 날들, 마그누스 등 서른 편이 넘는 소설과 에세이를 출간, 유수의 문학상도 수상하며 현재 프랑스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중의 한 사람으로 불립니다. 철학과 시적 언어의 경계에서 탐구한 소설 속 등장 인물을 통해 작가가 구현하고자 하는 등장인물과 작가 자신을 환기하는 몽환적 픽션이라고 합니다.
페르소나주를 통해 저자 실비 제르맹이 우리에게 던지고자 하는 메시지를 생각해 보며 읽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원시 사회에서는 말 그대로 공동체 안에 규칙이나 금기, 공포, 꿈 등을 몸에 그리거나 문신을 하거나 박피, 할례를 함으로써 의사를 표현했다고 합니다. 현재 문자 사회에 사는 것이 얼마나 행복인지 새삼 책을 읽으면서 깨닫게 됩니다. 이제 몸 게시판은 없이 손으로 글씨를 쓰고 또 전자기기를 이용하여 타자 하게 됩니다. 오래전 인간의 피부 위에 그리거나 새긴 흔적은 새로운 자유를 얻게 해 주었으며 기호와 상평 문자를 쓰는 사람들 보다 우리는 오래 살아 남았지만 최초의 의미가 흐려졌을 수 있다고 저자는 걱정했습니다. 악성 댓글을 달고 또 상대방에게 상처를 주는 글을 쓰는 것을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하는 일부의 사람들에 경종을 울리는 글인지도 모릅니다. 자신만의 독특한 언어와 문체로 세계에 도사리고 있는 비참과 그 안에서 살아가는 인간 내면에 깃든 악과 고통의 형이상학적인 의미를 모색하는 작가, 이 시대의 반 고흐로 불리는 실비 제르맹의 에세이 페르소나주입니다.
2004년에 출간된 페르소나주는 철학과 시적 언어의 경계에서 소설 속 등장인물들을 주제로 글쓰기에 대해 탐구한 작품입니다. 소설을 구성하는 데 필수적인 요소인 등장인물. 어디서 오는지, 왜 오는지, 어떻게 오는지 알 수 없는 이 유령 같은 존재들은 누구이며 우리를 어디로 이끌어가는가. 140페이지에 달하는 이 신비롭고 매혹적인 에세이에서 실비 제르맹은 작가의 내면으로 파고들어 자신을 낳으라고 명령하는 이 ‘말 없는 읍소자’들인 등장인물에 대해 철학적이고 감각적인 언어로 모색합니다. 밀란 쿤데라, 파울 첼란, 미켈란젤로, 시몬 베유, 모리스 블랑쇼, 그리고 성서 사이를 자유롭게 걸어 다니며 직조한 25개의 타블로 그리고 책의 말미, ‘여백에 그리는 소묘’처럼 더해진 두 단편은 등장인물과 작가가 거래하는 어두운 지대를 환기시켜 줍니다.
우리가 글을 쓸 때 항상 어떤 갈라진 틈에서 시작하여 글을 쓰고 이 갈라진 틈은 내밀하면서도 모든 인류에게 공통된 것이어야 한다고 저자는 말합니다. 소설은 직설법 시제로만 쓰여지고 가령 ‘하다’ 동사를 현재와 시제로 변형하는 식으로 표현됩니다. 소설에서는 미래 시제를 잘 쓰지 않고 단순 미래든 전미래든 이 두 시제가 소설 흐름상 여기저기서 미끄러져 들어온다고 합니다. 단어를 선택해서 쓸 때에도 단어들에게 혈색을 줘야 하고 부피를, 색깔을, 맛을, 섬유 조직 또는 성역 같은 조직도 마련해 주어야 합니다. 이쯤에서 아무 생각 없이 무심코 적었던 단순했던 몇줄의 글쓰기가 더 어려워졌다는 걸 느낄 수 있습니다. 우리가 유명 작가의 작품을 읽을 때 그들 만의 독특한 문체를 발견하게 됩니다. 살아있는 문체 자신만의 문체를 찾는 대는 쉽지 않은 노력이 필요할 것입니다. 철학과 시적 언어의 경계에서 소설 속 등장인물들을 주제로 글쓰기에 대해 탐구한 작품 페르소나주 특별한 책이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