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게으른 시인의 이야기
최승자 지음 / 난다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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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제 이 자리를 뜨고 싶다눈길을 돌리고서 슬금슬금 자리에서 일어나고 싶다너무 오랫동안 주저앉아 있어서 뻣뻣하게 굳은 다리를 펴고서 다른 곳을 향해 걸어가고 싶다움직이고 싶다다른 많은 것을 보고 싶다내가 아닌 다른 아름다운 것들을썩은 웅덩이로부터 눈을 들어올리기만 하면 저 들판과 길에 나도는 수많은 아름다운 것이 내 눈의 수정체 속으로 헤엄쳐 들어오고 어느 순간 나는 엉덩이를 탈탈 털고 일어나 걷기 시작할 것이다. ---p.26

 

 
 

그만 쓰자 끝.”32년 만에 증보하여 펴내는 최승자 시인의 첫 산문! <한 게으른 시인의 이야기>입니다오래오래 묵혀 두었던 지나간 시간을 생각하면 시인은 웃음이 난다고 했습니다떠난다는 것은 결국 자기 자신에게로자기 자신의 현실 속으로 되돌아오기 위한 연습같은 것이지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분명 새책임에도 불구하고 오래도록 지니고 있었던 느낌이 드는 책입니다나는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지 ... 가고 있는 방향이 어수선할 때 누군가의 발자국을 따라가 보려 합니다. 2월의 어느 오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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