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타인을 듣는 시간 - 다른 세계를 여행하는 다큐멘터리 피디의 독서 에세이
김현우 지음 / 반비 / 2021년 11월
평점 :
“타인들은 늘 우리의 세계에서 새로 탄생한다.” 김현우 피디의 에세이<타인을 듣는 시간>은 신중하고도 집요하면서도 인내심으로 가득한 저자의 문장으로 논픽션의 거친 세계에서 타인과 더불어 살아가는 우리에게 방향을 제시해 주는 책입니다. <타인을 듣는 시간>은 반비에서 보내주셨습니다.

“우리를 버림으로써 우리가 탄생하는 자리에 이 귀한 책이 놓여 있다.”
저자는 말레이시아의 고무나무 농장과 1차 가공 공장을 갔고, 슬로바키아의 운동화 공장을 갔으며, 부산 신항을 촬영했습니다. 그리고 홍콩에서 출발하는 컨테이너선을 촬영했습니다. 네 곳에서 몸으로 일하고 있는 열 명 남짓한 사람들을 만나서 그들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부산 사투리와, 통역자가 힘들어한 키나발루산 일대 원주민의 말레이어 사투리, 통역자를 찾기도 힘들었던 슬로바키아어, 미얀마인들이 쓰는 영어로 전해지는 노동자들의 ‘생활’을 온전히 담고 싶었고 합니다. ‘그들의 목소리로 그들의 삶을’. 그것이 저자가 생각하는 다큐멘터리라고 합니다.. 이 정의는 그대로 글쓰기의 한 장르로서 논픽션에도 해당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조지 오웰의 <위건 부두로 가는 길>은 이러한 정의가 적용된 논픽션의 고전입니다.

연대는 타인을 이해한 후에야 가능한 것이 아니고. 그것은 타인에 대한 이해와 상관없이 그들을 인정할 때 가능하다고 했습니다. 책에는 다양한 타인이 등장합니다. “저는 트랜스젠더입니다. 첫 커밍아웃을 아내에게 했습니다.”라고 입을 열었다. 순간 70여 명이 모인 공간에 정적이 흘렀다. 보통은 커밍아웃한 자녀들에게 다가가는 방법을 조언해 주었던 경험 많은 부모들도 그 사람에겐 해 줄 말이 없는 모양이었다. 그리고 자식을 먼저 떠나보낸 부모, 그것도 부모의 이해를 받지 못해 자살한 자식을 둔 부모 당사자의 후회 같은 것을 이해한다고 말할 수 없을 것입니다. 이해의 대상 ‘안으로’ 들어가서 대상의 위치에 서 보는 것이 이해다. 그것은 위치의 이동을 전제하는 행위이고 기존의 위치, 즉 나의 맥락을 벗어날 것을 요구한다.
이해란 머리나 마음이 아니라 행동으로, 몸으로 하는 것이다. 때로 그렇게 자리를 이동하고 나면 원래 내가 있던 자리로 돌아오지 못할 수도 있다. 이해한다는 것은 그만큼 어떤 의미에서는 위험한 행동이기도 하다. 그런 위험을 감수하지 않은 채, 자기가 앉은 자리에서 조금도 움직이지 않은 채 남발하는 이해가, 그런 이해를 바탕으로 전하는 이야기나 행동이 공허한 이유다.---p.139
바쁘게 돌아가는 시간, 뒤를 돌아 볼 시간도 없고 타인의 말을 듣는 일도 소원해 지는 시기입니다. “우리가 질문을 던지는 이유는 즉답이 아니라 옳은 방향을 찾기 위해서다”. 흔히 쉽게 구할 수 있는 운동화가 어떤 공정을 거쳐 어느 노동자의 손에서 만들어 지게 되는지 생각해 본적이 없었습니다. 책에는 우리에게 삶의 방향을 이야기하는 좋은 문장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며칠전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되고 오늘도 건설현장에서는 여러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안전을 그렇게 이야기하지만 들으려고 하지 않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 책을 읽기 전에는 타인에 대해 안다고 타인을 만났다고 함부로 말하지 말하는 말이 책에 있습니다. 그 사람이 되어 보지 않고는 이해 할 수 없으나 알려고 들으려고는 해야 하지 않을까 책을 통해 알수 있었습니다.
소중한 책은 반비에서 지원해 주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