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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야 ㅣ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207
표도르 도스토옙스키 지음, 박은정 옮김 / 문학동네 / 2021년 11월
평점 :

백야 완독
네이버독서카페 리딩투데이 영부인 선물도서입니다.
약한마음, 정직한 도둑, 백야는 1848년에 같은 시기의 작품입니다. 도스토옙스키의 초기 창작 시기가 끝나갈 무렵에 쓰인 작품입니다. 약한 마음 주인공 바샤 슘코프는 결혼을 앞두고 정신착란에 이르게 되는데 약한 마음이라는 제목이 그 이유를 암시해 준다고 했습니다. 바샤는 자신만 행복해질 수 없는 인간으로 자신의 잘못으로 다른 사람들의 행복을 망칠 수 있다는 생각은 그에게 지구의 종말과 다름없는 대재앙 같은 것이었습니다. 또 다른 약한 마음의 소유자는 정직한 도둑의 알코올 중독자이자 식객인 예멜리얀 일리치는 자신의 은인인 아스타피 이바노비치의 바지를 훔치고 그 사실을 솔직하게 말하지 못해 양심의 가책으로 괴로워하다 결국 죽음에 이르게 됩니다. 사소한 일을 그르치다 보면 인생에서 큰 것을 놓치는 일이 종종 있습니다.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207 백야에서는 9편의 단편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주인공들의 인생의 괴로움과 번민 인간 내면의 심리를 자세히 알 수 있었던 도스토옙스키만의 훌륭한 작품입니다.
(약한 마음) 극단적이며 융통성 없고 합리적이지 못한 바샤 슘코프 때문에 책을 읽는 동안 마음을 졸렸습니다. 상사 율리안 마스따꼬비치는 대체 불가능한 필체를 가진 바샤에게 ‘정서’라는 중요한 임무를 주었고 그것을 감당할 만한 충분한 시간도 있었습니다.
가족 이상의 절친 아르카샤는 바샤의 결혼소식에 들떠서 흥분하고 바샤의 작업에 오히려 방해가 됩니다. 그렇게 바쁜 시간에 거리로 나와 그것도 라젠카의 모자를 사는 바샤가 만약 제 옆에 있다면 저는 간절히 말리고 싶었습니다. 결혼을 앞둔 주인공은 우리가 예상한대로 맡을 일을 끝마치지 못하고 결국 모든걸 망쳐 버리고 마는 이야기입니다.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전전긍긍 고민만 하는 인간의 모습, 현대인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았습니다.
(정직한 도둑)은 도스토예프스키가 문단에 등단할 때인 27세 쓴 작품으로, 시베리아로 유배가기 전에 쓴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는 이 책에서 러시아 소시민들의 비참한 환경을 동정하는 인도주의적 관점에서 그들의 심리적 갈등을 잘 보여 주었습니다. 말한마디 하지 않는 묵묵한 요리사, 세탁부, 가정부의 역할을 충실히 하는 아그라페나와의 무료한 생활에 단비 같이 찾아온 늙은 퇴역 군인 아스타피 이바느이치에게 방을 세놓으면서 그가 들려주는 이야기 보따리 속에 정직한 도둑은 주인공에게 얼마난 흥미로웠을까요.
알코올 중독자이자 식객인 예멜리얀 일리치는 자신의 은인이 아스타피 이바노비치의 바지를 훔쳐가고는 그 사실을 솔직하게 말하지 못해 양심의 가책으로 술을 마시고 괴로워 하다 결국 죽음에 이릅니다. 누구나 잘못은 할 수 있으나 인정하지 못한 결과로 인해 자신을 파멸로 까지 이르게 한다는 교훈을 알려 주는 작품입니다.
(백야) 페테르부르크에서 8년, 친구는 없습니다. 소설은 ‘나’의 1인칭 시점으로 진행되다 보니 ‘나’의 생각과 상상들이 길거리를 걸으며 나는 여러 가지 생각에 잠깁니다. 나는 하루 중 가장 좋아하는 시간은 해 질 무렵 몽상에 잠겨 거리를 걷고 또 걷을 때입니다. 나는 밤늦은 시간까지도 걸음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나가 거주하는 도시는 제정 러시아의 중심도시였던 페테르부르크로 밤에도 해가지지 않는 백야 현상이 있는 곳입니다.
나는 몽상가이자 가난하고 고독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입니다. 그런 나에게 찾아온 나스텐카와의 아쉬운 짧은 사랑이야기는 나의 기쁨도 잠시 모스크바로 떠났던 그녀의 남자가 나타나면서 그녀는 떠나버리고 나는 다시 혼자가 됩니다. 백야의 주제는 사랑입니다. 그녀가 떠나지 않았다면 아름다운 사랑으로 결말을 맺었겠지만 사랑은 영원하지도 않고 아름답지만도 않다는 것입니다. 나스첸카를 떠나 보냈지만 나는 더욱 성숙되었을 것입니다. 소극적인 성격이 좀 답답하지만 또 다른 사랑이 찾아오겠죠. 러시아의 상트페테르부르크의 백야가 보고 싶어 집니다.
p.153 누구나 어른이 되면 예전에 품었던 이상으로부터 벗어나는 법이니까요. 그 이상들은 산산이 부서져 먼지가 돼버립니다. 만약 거기 다른 삶이 없다면 이 먼지 부스러기들을 가지고 다시 삶을 쌓아올릴 수밖에 없습니다.
외톨이였던 나는 다리 난간에 기대어 울고 있는 한 여인을 보게 됩니다. 그리고 그녀가 왜 울고 있는지 무엇이 그녀를 슬프게 했는지 궁금해 합니다. 그녀에게 관심이 생겼고 그녀와 친해지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여자는커녕 남자와도 대화 없이 살던 사람인지라 어찌할 바를 모르고 하염없이 그녀를 따라가다 곤경에 처한 그녀를 구해주게 되면서 인연이 시작됩니다. 그녀의 이름은 나스첸카 짧은 몇마디에 첫눈에 반하게 되고 사랑하게 됩니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모스크바로 떠났던 그녀의 남자가 나타나면서 그녀는 떠나버리고 나는 다시 혼자가 됩니다. 백야의 주제는 사랑입니다. 그녀가 떠나지 않았다면 아름다운 사랑으로 결말을 맺었겠지만 사랑은 영원하지도 않고 아름답지만도 않다는 것입니다. 나스첸카를 떠나 보냈지만 나는 더욱 성숙되었을 것입니다. 또 다른 사랑이 찾아오겠죠. 러시아의 상트페테르부르크의 백야가 보고 싶어 집니다.
(온순한 여인)주인공은 남들과 거의 대화하지 않습니다. 학교에 다닐 때에도 언제 어디서나 환영받지 못하는 존재였습니다. 대모였던 모스크바의 부유한 노부인이 세상을 뜨면서 3천루블이라는 돈을 받게 되어 전당포를 열게 된 것입니다. 설령 다른 사람과 대화를 한다 해도 인간이 가지는 사유와 감정, 삶의 태도에 대해 대화하지 않습니다. 그에게 대화란 정보교환의 수단으로 보이며 그는 매일 방문하는 여자 손님의 뒤를 캐고, 가격을 흥정하기 위해 대화를 하며 그녀가 온순한 여자라고 섣불리 판단을 해 버립니다. 그렇게 그는 자신만의 논리와 관점으로 견고한 탑을 쌓았습니다. 그 속에서 그의 생각은 발전 없이 늘 고여 있는 것 같았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그는 혼자서 추측하고 생각하고 단정 짓고 판단을 하며 계획된 틀에 맞추어 생활을 하고 부인으로 얻은 16살 여인에게 함부로 대합니다. 그는 멋대로 부인을 온순한 여인이라고 판단하고 단정 지은 것이 어찌 보면 비극의 씨앗이 되었습니다.
p.361 온순한 성격 때문에 막 나가지도 못했다. 이처럼 온순한 여자가 공격적으로 나올 때는 도를 넘는 한이 있더라도 자신이 망가질 때까지 스스로를 몰아붙이게 되며, 순수한 성품과 수치심 때문에 자신이 먼저 나서서 상황을 수습하기도 불가능해지는 법이다. 바로 그런 까닭에 이런 여자들이 때로 도가 지나쳐도 너무 지나치게 난폭해지는 것이며, 이를 지켜보는 우리으니 이성을 스스로 의심케 만드는 것이다. 반대로, 영혼의 타락이 몸에 밴 여자는 언제나 모든 일에 별것 아닌 듯 굴고, 역겨운 짓을 하면서도 겉으로는 당신보다 우월하다는 듯 단정하고 예의바르게 행동하기 마련이다.
p.377 그런데 정말 이상도 하지! 그녀를 몰래 훔쳐보면서 그렇게도 좋아하던 내가, 그 겨울이 다 가도록 나를 바라보는 그녀의 시선과 단 한 번도 마주친 적이 없었다는 사실을 겨울 끝자락에 가서야 알아채다니 말이다.
그녀가 예피모비치와 나누는 대화를 엿듣고서야 그녀의 재치와 지식의 깊이를 알게 되었다고 했습니다. 과거로 받은 상처 때문에 세상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없었다고 뒤늦은 고백을 합니다. 그녀의 열정적인 기쁨을 침묵으로 일관했으며 사랑을 받아주지도 않으면서 돈 문제로 그녀를 옥죄이기 까지 했습니다. 주인공은 상대가 온순한 여자이니 이렇게 해도 괜찮을 것이라고 혼자서 판단하며 결혼을 파국으로 마치게 된 것입니다. 누군가를 사랑하는 일은 나 자신의 행복을 위한 일이지만 상대방도 존중해 주어야 하는 것입니다. 9편의 단편중 가장 안타까운 작품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