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려 4 - 사유와 무
김진명 지음 / 이타북스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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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려 4 고국원왕 : 사유와 무

 

 

 

고구려 태왕 을불과 왕후 주아영 사이에는 한 살 터울의 두 아들이 있습니다. 첫째는 사유라 하고 둘째는 무라 이름을 지었는데 둘의 성격은 반대였습니다. 사유는 온순하고 무는 활달하여 왕후를 포함한 모두들 을불의 후계자는 무라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무 자신도 당연히 자신일 거라고 생각하고 태자 책봉식에서 관을 씌워주는 제사장을 여노에게 부탁하였습니다. 모용부의 기세는 점점 커지고 사방팔방으로 군사를 보내 대규모의 약탈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 후사를 빨리 결정하는 일도 중요했습니다. 모두가 손꼽아 기다리던 동맹제에서 을불은 모두의 예상과 달리 첫째 아들 사유에게 이 나라의 태자로 명한다고 발표를 하게 됩니다. 아영도 왕후이지만 두 아들의 어머니인데 다 사랑스럽지 않을까요. 헌대 을불의 판단이 틀렸고 자신의 지모와 을불의 성실함을 함께 갖고 태어난 아들고구려를 지켜줄 굳센 아들 무가 태자가 되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태자는 사유로 정해졌고 문부백관은 누구도 을불의 뜻을 거스르지 못했습니다.

 

 

 

p.119 나는 그때 확신을 얻게 되었고. 항상 전쟁에 이기고 나라의 명예를 드높이며 그리하여 모든 백성들을 싸움터로 몰아내는 위대한 군주에 비해 전쟁에 지더라도 백성을 전쟁에 끌어들이지 않으려 애쓰는 옹졸한 군주가 못하지 않다는 걸 말이요.“무는 너무 전쟁을 잘할 아이요. 백성의 수효도 얼마 되지 않는 이 고구려의 장정들은 그 아이를 따라다니며 끝도 없이 목숨을 잃고 팔을 잃고 다리를 잃을 거요. 군주는 백성들의 희생을 바탕으로 자신의 영광을 이루는 자가 되어서는 아니되오. 태자로는 사유가 맞소!”

 

 

p.279 “젊어서는 나로 하여금 어느 한순간 몸을 편히 하지 못하고 나이가 들어서는 내 자식으로 말미암아 목숨을 내놓았네. 이게 무슨 원수 같은 인연이란 말인가. 여노 이 사람아! 자네 어이 한낱 미물에 불과한 내 아이를 위해 그 안타까운 목숨을 내놓았단 말인가. 내 당장 이 자리에서 자결하여 자네의 곁을 따라야 할 것이네만 모용외 저놈을 그냥 두고 갈 수 없어 점시 시간을 미루네. 여기 내 머리카락을 잘라 신을 만들었으니 부디 신고 가시게나!”

 

p.350 찬바람을 맞으며 그의 몸은 이내 딱딱하게 굳었다. 여전히 깃발을 잡은 한 팔을 높이 든 채로, 양다리는 말 허리에 붙은 채로, 얼굴에는 흡족한 미소를 떠올린 채로 그는 두 아들 사이에서 숨을 거두었다. 마치 석상과도 같이 굳은 그의 곁에서 두 아들은 끝까지 유언을 지켰다. 싸움이 끝나고 모용부가 완전히 퇴각할 때까지, 모용부의 군사가 한 명 남김없이 모두 사라질 때까지 두 아들은 을불의 몸을, 마치 살아있는 듯 이미 굳어버린 그를 언제까지나 붙잡고 있었다.

 

고을불, 폭군 봉상왕을 몰아내고 태왕의 자리에 오른 뒤 서쪽으로는 한사군을 되찾았으며 북쪽으로는 선비족을 꺾은 불세출의 영웅, 밖으로는 숙신을 품에 안고 안으로는 민생을 세세히 살피어 만백성의 사랑을 깊이 받은 성군, 단 한 번의 패배도 겪지 않고 단 한번의 반란도 겪지 않은 위대한 군주. 고구려 제15대 태왕 미천왕은 그렇게 전장에서 생을 마감했다.

 

미천왕 美川王 20년 겨울, 때로는 숙적으로, 때로는 우방으로 고구려와 패권을 두고 겨루던 최비는옥쇠로 무너지고 미천왕 32년 모용외는 고구려국 사신으로 온 태자 사유를 풀어주어 아들 모용황에게 자리를 빼앗기게 됩니다. 새로운 시대 새로운 인물들의 이야기로 5권에서 다시 옵니다.

 

 

이타북스에서 지원해 주신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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