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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라스의 말 - 중단된 열정, 말할 수 없는 것들에 대하여 ㅣ 마음산책의 '말' 시리즈
마르그리트 뒤라스 외 지음, 장소미 옮김 / 마음산책 / 2021년 9월
평점 :

마음산책의 말시리즈를 좋아하는 독자입니다. 이번에는 현대문학의 독보적 위상을 차지하는 마르그리트 뒤라스 (Marguerite Duras) 편입니다. 우리에게는 <연인>으로 잘 알려진 작가입니다. 공교롭게도 작가의 작품<태평양을 막는 제방>과 함께 읽게 되어 작품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는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p.80 책은 세상의 빛을 보기 전까지는, 태어나고 밖으로 나오기를 두려워하는 비정형의 무엇이에요. 우리 안에 간직된 채, 피로와 침묵과 느림과 고독을 한탄하는 존재라고 할까요. 하지만 일단 세상에 나오면 그 모든 것이 일거에, 사라져버리죠.
p.109 사르트르는 프랑스가 정치적, 문화적으로 뒤처지게 된 유감스런 원인이에요. 그는 자신을 마르크스의 계승자, 마르크스사상의 유일하고 진정한 전달자로 여겼죠. 거기에 실존주의의 모호함이 있는 거예요.
1950년 <태평양을 막는 제방>이 출간되고 5천부가 팔릴만큼 대중적으로 가깝게 다가 오게 됩니다. 작가의 청소년기를 많이 다룬 소설로 콩쿠르의 영애까지 받은 소설로 식민지 정책에 반대하는 정치적인 책이었고 그로부터 34년 뒤에 <연인>도 같은 상을 수상하게 됩니다. 삶, 식민지의 빈곤한 생활, 돈, 연인, 엄마, 오빠 두 소설의 소재는 거의 비슷했습니다. 뒤라스는 유년시적에 처박아두었던 어둠을 소설속에 그대로 대입했다고 합니다.
뒤라스는 인터뷰에 인색하지 않는 작가이고 <뒤라스의 말>은 작가의 유년시절의 이야기를 1987-1989년까지 2년에 걸쳐 인터뷰한 내용을 담았습니다. 1984년 <연인>의 대대적인 성공으로 국제적인 명성을 얻은 이후, 레오폴디나 팔로타 델라 토레가 이탈리아 일간지 <스탐파>를 위해 인터뷰를 진행한 뒤 작가의 매력에 빠져 책이 완성되게 되었다고 합니다. 뒤라스를 좋아하는 팬들이라면 뒤라스의 가족관계와 사랑, 살아가는 것과 쓰는 것의 의미 알코올 없이 살아가는 불안과 공포, 그가 생각하는 68년 5월 혁명, 공산주의, 페미니즘, 정치에 대해 또 문학의 역할, 비평, 영화와 연극, 인물 구축, 그리고 작품을 통한 그의 열정, 욕망, 고통, 침묵 등에 대해 치열한 삶을 살아간 <뒤라스의 말>을 들을 수 있습니다.
마음산책 북클럽에서 지원해 주신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