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이 멈춘 순간 진짜 음악이 시작된다 - 플라톤부터 BTS까지, 음악 이면에 담긴 철학 세계 서가명강 시리즈 19
오희숙 지음 / 21세기북스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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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북스에서 지원해 주신 책입니다.


서울대 가지 않아도 들을 수 있는 명강의, ‘서가명강’플라톤부터 BTS까지, 음악 이면에 담긴 철학 세계입니다. 서가명강을 읽고 수집하고 있는데 19번째는 제가 좋아하는 음악분야입니다. 서울대학교 강의평가에서 최고점을 받으며 교육상을 수상한 바 있는 서울대학교 음악대학 작곡과 오희숙 교수가 쓴 책으로, 음악이 주는 감동에 대한 철학적 사유와 ‘소리’에 담긴 아름다움과 가치를 연구해온 그의 치열하고도 세밀한 탐구의 결과물입니다. 이 책에서는 “음악가가 되면 될수록 더욱 철학자가 된다”고 주장한 니체를 포함해 플라톤, 쇼펜하우어, 아도르노 등 음악 이면에 담긴 철학 세계가 클래식과 대중음악을 넘나들며 아름운 선율과 함께 펼쳐진다. 작가가 이야기하는 아름다운 멜로디와 함께 철학과 음악, 인문학적 사유의 날개를 달아보겠습니다.


p.179 아름답다고 판단하는 것은 그 대상이 아름다운 속성을 지니고 있어서가 아니라 오히려 주체의 주관적 판단 때문이며, 이때 주체는 도취 상태에 있어야 한다고 니체는 말한다. 주체가 도취 상태에서 에너지 상승의 느낌을 경험함으로써 아름다움을 경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개념과 언어에 갇혀 객관성이라는 절대 원칙의 테두리 안에 있었던 전통적 미학에서 벗어난 ‘주관성의 미학’을 대변하며, 예술을 인식의 한 도구로 보는 입장에서 벗어난 ‘향유로서의 미학’을 보여준다. 이러한 측면에서 니체의 미학은 예술적·음악적 가능성을 다양하게 열어준다.


p.191 아도르노는 예술이 사회를 미메시스하는 것을 ‘라이프 니츠의 단자’에 비유하면서, 사회에 대한 의식 없이‘ 사회를 드러내는 예술만이 진정한 예술이라고 보았다. 예술작품은 개별적인 것, 미세한 것, 특수한 것, 개인적인 것을 대표적으로 드러낸다. 이는 전체성과 일반성으로부터 오염되지 않은 독자성을 간직하게 한다고 본다. 그래서 예술은 사회를 단순하게 반영하는 거울이 아니라, 사회를 교정 시키는 역할을 하게 된다.


책에서 흥미롭게 읽은 부분은 미술이나 문학과 달리 추상적인 음악에서 과연 리얼리즘이 가능한가에 대한 물음이었습니다.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의 비올레타에게는 개인의 운명은 사회적 메커니즘에 의해 결정된다는 쓰라린 현실로 드러났고, 정태봉의 <진혼>은 2014 세월호 사건을 음악에 담아 예술의 힘으로 사회를 바꾸자 라는 모토로 사회도 음악이 영향을 받는 것을 말해주었습니다. 기분이 좋은 때나 우울할 때, 좋은 일이 있을 때, 우리는 언제나 음악을 가까이 하고 있었습니다. ‘음악이 언어다’라는 시각과 그렇지 않다는 의견이 논쟁이 될 수 있으나 음악을 통해 서로 소통하고 마음을 치유하는데는 공감을 합니다. “소리는 순간에 사라지고 그리고 그 다음에는 더욱 중요한 일들이 펼쳐진다”고 작가는 말했습니다. 음악과 철학의 만남 흥미로운 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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