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로 숨 쉬는 법 - 철학자 김진영의 아도르노 강의
김진영 지음 / 한겨레출판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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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로 숨 쉬는 법 8

 

p.648 죽음이 삶의 역속이라고 믿었던 태고 시대에 죽은 사람은 산 사람에게 질투와 마음의 대상이었다. 하지만 계몽의 시대에도 죽은 자에 대한 미움과 질투가 사라진 건 아니다.

 

 

아도르노는 죽은 자들과 산 자들 사이에 정의로운 관계가 이루어진다면 그것은 단 하나의 영역에서만 가능하다고 얘기합니다. 헐벗은 죽음에 대한 공포 안에서만 이루어진다는 것입니다. 롤랑 바르트는 사회는 무슨 방식을 쓰든지 슬픔을 관리하려 한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사실 마음껏 슬퍼할 자유도 없고 슬픔에 대한 관리 통제가 우리의 사회적인 삶이나 자의식에 이미 시스템화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과거에 머물고 과거를 이야기 하는 사람은 우리 사회에서는 필요로 하지 않습니다. 사회는 그가 지금 무엇을 할 수 있는지, 현재 무엇을 가지고 있는지, 사회에 하나의 포지션을 얻으려면 현재 사회가 요구하는 것만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상처로 숨 쉬는 법>은 죽음 앞에서 바라본 삶의 단상을 기록한 인문학 에세이<아침의 피아노>와 이별에 대해 미학적으로 접근했던 <이별의 푸가>, 사회에 대한 통찰과 시선을 담은 <낯선 기억들>에 이은 철학자 김진영작가 컬렉션의 네 번째 책입니다. 인문학 교육 사이트인 아트앤스터디에서 진행되었던 김진영 선생의 아도르노 강의를 녹취하고 풀어 정리한 귀한 책이었습니다. <상처로 숨 쉬는 법>에서 선생은 아도르노의 철학을 매개로 하여 한국 사회의 여러 모습을 고찰하며 삶과 철학, 그리고 문학 이야기를 통해 평범한 우리의 일상을 사유해 냈습니다. 막상 책을 덮으니 좀 허탈한 느낌이 드네요. 우리는 상처를 덮으려고만 애쓰지 말고 상처를 통해 숨을 쉬어야 한다는 높은 성찰에 이르는 것이 작가의 뜻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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