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진시 야구장 사람들 - 무진 야구장에서의 1년
채강D 지음 / 북레시피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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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였을까, 나의 인생이 엇나간 것은 아마도 그때부터였을 것이다. 취직하고도 꽤 오랫동안 프리미어 본방사수를 한 새벽의 투사였고 중요한 경기를 보기 위해 알람을 맞춰놓고 자는 투혼을 발휘 초록의 그라운드를 뛰어다니는 사나이들을 보면 가슴이 두근거리는 소심한 프런트 직원 이 과장, 서른살의 만년 2군 포수 김만정은 용단장의 호출을 받는데 계약직의 원정 기록원을 권하는 상황을 당당히 거절하고 , 10년 노장 드래곤스 치어리더 노연정은 야구보다 야구장의 분위기를 좋아한다. , 열성 팬 고깔콘 아줌마, 한때 리그를 주름잡던 에이스 용병 호세와 볼펜 포수 양민절, 그리고 무진 드래곤스의 용 단장 야구를 사랑하는 인물들이 펼쳐내는 인간미 넘치는 삶의 이야기 <무진시 야구장 사람들>은 코믹 휴먼 옴니버스 소설입니다.

 

p.41 누군가에게도 1군과 2군 포수의 가장 큰 차이가 프레이밍 기술이라는 말을 들었기 때문이다. 자연스럽게 볼을 잡으며 심판의 눈을 속이는 기술이다. 처음 프레이밍에 대해 들었을 때는 속인다는 말에 도둑질하는 기분이었으나, “, 주자도 베이스 훔치잖아. 야구의 기본이 훔치고, 속이는 거야라는 고반장의 말에 생각을 고쳤다.

 

p.128 세 사람이 머리를 맞댔다. 분명 아줌마가 호락호락 인정하지 않을 것이다. 난동을 부릴 것도 대비해야 한다. 우선 아줌마를 조용히 불러서 증거를 내밀자. 그렇게 계획을 짰다. 작전은 8회 말을 마친 후에 수행하기로 했다.

 

고깔콘 모양의 모자를 쓰고 호루하기를 불어내는 아줌마는 야구장의 명물입니다. 응원을 해서 분위기를 살리는 것이 중요하지만 좀 과하다는게 문제입니다. 지역 방송의 야구 프로그램에 출연하기도 하고 목청만큼 말도 버터를 바른 듯 청산유수입니다. 하루는 아줌마가 용단장에게 공세를 퍼부었습니다. 팀 순위가 몇 위인지? 현재 야구장의 문제점과 새로운 야구장 건립의 필요성에 대해 고깔콘 아줌마는 하고 싶은 말을 다 했습니다. 용단장은 우리 야구장의 악이라고 아줌마를 비난하면서 아줌마가 들고 있는 검정 비닐봉지 속의 내용물이 궁금해졌습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그것일까요? 고깔콘 아줌마는 이제 무진야구장에서 퇴출되는 건가요? 용단장과 아줌마가 타협점을 찾았으면 좋겠습니다.

 

지역 상고 출신인 용우영 단장이 부임을 한건 유례가 없던 일이었습니다. 가난한 집안환경 때문에 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상고를 졸업하고 대기업 회계팀에 들어가 사회생활을 했지만 워낙 야구를 좋아해서 1982년 프로야구라는 것이 이땅에서 시작된 후 용단장의 일상도 바뀌었습니다. 파란색을 좋아했던 이유도 있었고 드래곤스라는 마스코트도 마음에 들어서 야구장을 찾다가 야구단에서 직원을 모집한다는 소식을 듯고 지원한게 25년 전의 일이었습니다. 예전에 외웠던 야구 숫자부터 하나씩 다시 시작해보자. 용단장은 파토타기 응원을 하는 관중석을 보면서 처음 야구를 떠올리면서 무거웠던 마음이 조금은 가벼워졌습니다.

 

 

우리가 살면서 힘들시기가 찾아올 때 그 일을 했던 처음 새내기 시절을 떠올린다면 지금 자신에게 조금 위로가 될 수 있겠죠. 무진시 야구장 사람들의 이야기에서 평범한 시민들이 인생 속에 철학이 담긴 야구 경기의 묘미를 이해하고 이를 통해서 피로한 삶에 지친 삶이 조금이나마 활력을 되찾기를 바라는 작가의 마음이 충분히 들어있는 작품입니다. 정통 야구 소설이 아닌, 인생살이의 평범한 일상이 서로 얽힌 인연을 이야기한 감동과 재미를 준 소설입니다.

 

 

네이버 독서카페 리딩투데이 지원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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