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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과 한의 화가 천경자 - 희곡으로 만나는 슬픈 전설의 91페이지
정중헌 지음 / 스타북스 / 2021년 8월
평점 :
품절

천경자2
p.24 한이란 ... 깊은 우물 속에 깔린 듯한 신비한 보라색, 파아란 담배 연기가 흩어지는 분위기, 홍두깨에서 돌돌 풀려 나온 빛깔, 다듬이 망방이 소리, 신경질이 섞여 화사하게 울려 퍼지는 목소리 흥타령 곡 조, 무턱대고 야산을 걸어 헤치느라 풀 밟는 소리, 그 빛깔과 소리에서 어슴푸레 한을 느끼지만 한이 무엇인지, 좋은 것인지 슬픈 것인지 나는 아직 모른다. 나에게서 사라진 그들의 영혼은 어디로 갔고 내 영혼은 어디에서 와서 한평생 살다 죽으면 어디론 갈 것인지... .
천경자 화백의 작품 속에 ‘한’이 많이 깃들려 있었나요. 작가는 한을 그림에 담으려고 노력했습니다. 현실이란 슬퍼도, 그걸 삼키고 넘기고 웃고 살아야 하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그림 속에 아름답다 못해 슬퍼진 사상과 색채를 집어넣으려고 애쓰는 것이 바로 한이라고 말합니다. 비가 내리거나 함박눈이 내리는 날, 산과 들이 희뿌연 회색으로 물들어 가는 때 가장 행복감을 느끼고 이러한 생각은 남도 잡가 속에 깃든 한과도 통하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작가는 다행히도 화가라 그림으로 한을 표현하는 방법을 택했습니다. 천경자 화백의 ‘한’을 조금 더 들여다 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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