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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만과 편견 ㅣ 열린책들 세계문학 143
제인 오스틴 지음, 원유경 옮김 / 열린책들 / 2010년 10월
평점 :
오만과 편견을 읽는 독자는 유명한 첫문장을 기억해야 합니다. “재산이 많은 미혼 남성이라면 반드시 아내를 필요로 한다는 말은 널리 인정되는 진리이다.” 19세기 사실주의 문학의 시작을 알린 제인 오스틴의 대표작 <오만과 편견>은 열린책들 세계문학 143번째입니다. 작품의 배경이 18세기 영국의 작은 마을 중산계급 가정 베넷 부인의 최대 관심사는 결혼 적령기의 다섯 딸들을 좋은 가문 청년과 결혼을 시키는 일입니다. 때마침 이웃 마을에 귀족 가문의 빙리가 이사를 오고 그의 친구 다시가 방문을 하고 베넷 부인은 하늘이 주신 좋은 기회로 들떴습니다. 영화, 뮤지컬로도 관람했던 <오만과 편견> 오랜만에 다시 읽는 즐거움이 있습니다.
p. 55 아, 훌륭하고 튼튼하고 건강한 사람이라면 그렇겠죠. 이미 강해진 사라이은 무엇이든 자양분으로 받아들이니까요. 하지만 그저 사소하고 옅은 호감 정도라면, 소네트 한 편으로도 그 감정을 완전히 말려 버릴 수 있을 거에요.
유럽 사람들의 그 당시 결혼의 가치관이며 사회의 계층 수준이 지금과는 전혀 다름을 인식하고 책을 읽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결혼은 개인의 문제가 아닌 철저한 가문과 가문의 결합이었고 가장 중요한 문제는 재산, 계급, 명성, 외모 같은 형식적이며 눈에 보여야 하며 갖을 수 있는 것이라는 점입니다. 빙리 씨의 정찬 초대를 받으면서 엘리자베스는 빙리 친구 다시씨의 오만한 말투에 상처를 받고 언니 제인은 빙리씨에 호감을 갖게 됩니다.
p,144 교육을 잘 받았으나 재산이 별로 없는 젊은 여성에게는 결론만이 명예롭게 먹고 살 수 있는 방법 이었다. 결혼이 행복을 가져다줄 거라고 확신할 수 없다 하더라도, 궁핍으로부터 지켜 줄 최상의 방책이라는 것은 확신할 수 있었다.
오만과 편견은 귀족과 젠틀리 계급간의 사랑을 다룬 단순한 신데렐라 이야기가 아닙니다. 18세기 영국의 모습, 자화상에 주목해 보아야 합니다. 여성에게는 주어지지 않는 상속법 베넷씨가 죽으면 유산은 모두 사촌 콜린스씨에게 가도록 법은 정해 놓았습니다. 베넷 부인이 왜 그렇게 다섯 딸들에게 결혼을 강요하는지 이해해야 합니다.
p.359 처음 베넷 씨가 결혼했을 때, 절약하는 것은 전혀 불필요한 일로 생각되었다. 당연히 아들이 태어날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아들이 성년이 되기만 하면 한정상속을 끊어 버릴 것이고, 그러면 미망인과 어린 자식들은 그 덕분에 먹고사는데 걱정이 없었을 것이다. 딸 다섯이 연이어 세상에 태어났지만 그래도 아들을 볼 수 있을 거라 믿었다. 베넷 부인은 리이다가 태어난 후 여러 해 동안 아들이 태어날 것으로 확신하고 있었다. 마침내 그 기대를 포기하게 되었는데 그 때에는 저축하기에는 늦고 말았다.
자신의 가치관이 뚜렷했던 엘리자베스는 상류층의 오만과 위선과는 다른 이제 그야말로 정말 성격이나 재능면에서 자신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남성은 다시 씨라고 깨달았습니다. 그의 소식을 들을 가망이 없게 되고, 그를 만날 가능성이 없어지고, 넉달 전에 도도하게 청혼을 받아들이지 않은 것을 후회하고 있었습니다. 그 둘은 오만과 편견을 극복하고 결혼을 할 수 있을까요? 결말은 앞으로 책을 읽을 독자를 위해 친절하게 생략해 봅니다.
작가 제인 오스틴은 18세기 후반 영국의 남부지방에서 목사의 딸로 태어나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못했고 대부분 집안에서 생활을 했다고 합니다. 남성들이 주류를 이룬 시대에 영국 문단에서 선구적인 인물로 꼽히게 되었지만 안타깝게도 42세의 이른 나이에 일찍 생을 마감했기에 <이성과 감성>, <오만과 편견>, <노생거 수도원>, <멘스필드 파크>, <엠마>, <설득>의 작품만을 남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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