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핏빛 자오선 ㅣ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78
코맥 매카시 지음, 김시현 옮김 / 민음사 / 2021년 6월
평점 :

p.158 계약이라는 것은 무릇 인간의 판단 이상으로 쉽게 깨지는 법이다. 흑인 잭슨이 파이프에서 고개를 들었다, 불가에 둘러앉은 사람 중에는 두개골에 박힌 뜨거운 석탄 같은 눈으로 불을 응시하는 이가 있는가 하면 그렇지 않은 이도 있었다. 하지만 흑인의 눈은 다듬어지지 않은 벌거벗은 밤에 나룻배가 정박지에서 나와 다음 정박지로 가는 물길처럼 깊었다.
미국 모든 이주민들이 그렇듯 소년은 정처없이 방황하며 약탈과 살인이 일상적으로 벌어지는 미국의 서부 지대를 지나갑니다. 폐허에서 연기가 피어오르는 저주 받은 땅을 지나고, 노새나 말의 부풀어 오른 시체를 시시때때로 스치며 하루종일 걸으며 가지고 있던 물은 바닥이 나고 모래위에서 잠을 자다가 새벽의 냉기에 깨는 날의 연속입니다. 아침에 부대는 약탈당한 인디언 마을을 통과했고 사슴 가죽은 땅바닥에 널브러져 있고 원시적인 도살장의 자갈 바닥에 흩어져 있었습니다. 소년의 방황은 언제 끝이 날까요. 오늘 당장 길에서 죽음을 당한다고 해서 하나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 전개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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