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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시작하는 자화상 - 당당하게 도전하는 희망 그리기 프로젝트 ㅣ 지금 시작하는 드로잉
오은정 지음 / 안그라픽스 / 2021년 6월
평점 :

“나는 누구인가?”라는 물음에 스스로 답하지 않으면 세상의 반응에만 의존하게 될 것이다. - 칼 구스타프 융
“자화상을 그리는 건 내가 숨기고픈 연약함을 들여다보는 과정이기도 하다.”
색칠공부를 하던 꼬마 화가에서 미대생이 되면서 해를 넘길수록 인물화에 만족감을 가지고 드로잉 작업을 해온 오은정 화가는 2011년 ‘당당하게 도전하는 희망 그리기 프로젝트’를 기획해서 ‘지금 시작하는 시리즈’. <지금 시작하는 드로잉> <지금 시작하는 여행 스케치> <지금 시작하는 동물 드로잉>에 이은 마지막 이야기는 자화상 그리기입니다.
p. 72 슬프지도 기쁘지도 않다는 건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이 있는데도 한 계절만 겪는 것과 같은 걸까? 다양한 온도와 색을 경험할 수 없어서 여름이 있는 줄도 겨울이 있는 줄도 모르고 살거나 아무런 느낌이 없는 것일지도. 그럴 땐 내 과거를 회상하며 나를 설레게 했던 무언가를 찾아보는 것 또한 괜찮은 방법이 아닐까.
p. 129 그림 속 내 눈엔 수많은 감정이 있었다. 그런 나를 바라보며 나는 그녀와 협력하고 싶었다. 그녀를 응원하고 싶었다. 괜찮다고 말해주고 싶었다. ‘너 참 괜찮은 사람인 것 같은데 뭘 그렇게 고민하고 있니?’ 상쾌하고 개운했다. 다시는 나를 자책하고 지하세계로 끌고 들어가지 말자고 다독였다. 그림 속 그녀를 끄집어내 줄 사람은 나밖에 없고 그녀는 나를 가장 빋고 있다.
작가는 직설적인 표현이 때로는 오해를 불러 오기도 하지만 원래 차가운 사람이 아니라 차가운 척 하는 사람이라고 말합니다. 대상의 얼굴을 그리는 일은 그 시간 동안 대상을 생각하는 일과 같다고 작가는 말합니다. “자화상을 그린다는 건 거울을 보는 것과 달라 그리고 싶은 의지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나를 탐구하게 되고 그것은 나 자신에 대해 생각하기 때문이다.” 드로잉의 세계와 명화를 보는 즐거움까지 책은 나만 바라보고, 나만 사랑하고, 내 얘기에만 귀를 기울이는 것이 자화상의 핵심이 아니고 자화상을 만들어내는 목적보다는 자화상을 준비하고 마주하는 모든 과정을 작가는 이야기 합니다.
이 책은 기술적으로 잘 그린 결과물을 목표로 하지 않습니다. 부드러운 스케치를 보니 선하나 하나에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나를 드러내고 들여다보며 과거, 현재, 미래의 내 모습을 그리기에 이르는 모든 과정을 보여주고자 한다. 진실된 시선과 감정을 찾아가는 여정, 그 여행길 끝에 다다르면 “나는 누구인가?“ 라는 물음에 스스로 답할 수 있을 것이다. 20대, 30대, 그리고 40대의 자화상은 물론 다를 것입니다. 자화상 그리기를 통해 나 자신도 몰랐던 나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할 수 있는 책입니다. 이제 자화상을 그릴 준비가 됐나요?
안그라픽스에서 지원해 주신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