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를 그리는 소녀
조이스 시드먼 지음, 마리아 지빌라 메리안 그림, 이계순 옮김 / 북레시피 / 2021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미니애폴리스 미술관에 갔을 때 마리아가 수리남에서 그린 복잡하고 섬세한 그림들을 보자마자 한눈에 반했고 마리아의 삶에 매료되어 17세기 독일 박물학자의 전기를 다룬 이유를 작가는 이렇게 설명합니다. 그리고 마리아의 발자취를 따라가 보기 위해 직접 애벌레를 키우기도 했습니다. 작가의 열정도 대단합니다. 이 책은 마리아 메리안의 삶과 예술을 글과 그림으로 생생하고 자세하게 소개한 작품은 이 책이 유일하다고 합니다. 마리아는 예술과 과학을 조화시킨 여성 박물학자이고 남성이 주도하던 예술과 박물학 영역에 뛰어든 용감한 여성이며 곤충의 변태에 관심을 가진 초기 곤충학자로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

p.21 송아지는 암소에서 나오고 새는 알에서 부화 하는데, 그럼 곤충은? 어떤 사람들은 곤충은 오래된 것에서 나온다고 말했다.

p.87 당시 유럽에서는 이 ‘호기심 보관함’이 대유행이었다. 희귀하고 변난 물건일수록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 잡았다.

마리아는 점점 더 그림을 능숙하게 그리기 시작했지만 마리아가 여자기기 때문에 공식적으로 화실의 견습생이 될 수도 없고 자신의 사업을 물려받을 수도 없다는 걸 알고 있었습니다. 그 당시 관습은 인물이나, 도시경치를 그리는 일은 남자들만이 할 수 있는 일이었으니까요. 마리아는 양아버지의 그림들을 베끼면서 그림 그리는 법을 배웠고 꽃 상인들이 새로 재배한 품종을 알리고 판매하기 위해 만든 홍보책자도 만들었습니다. 그당시 노동의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한 영웅들은 모두 여성들이었다고 작가는 말합니다. 칼 린네가 생물을 분류하기 전에, 찰스 다윈이 진화론을 제안하기도 전에, 그리고 파브르보다 100년을 앞서간 과학자 우리가 몰랐던 예술가인 여성 곤충학자(세계 최초의 생태학자) 마리아 메리안이 있었습니다.

“조사를 위한 뜨거운 열정과 지칠 줄 모르는 근면함을 지닌 여인”

마리아의 그림은 아름답고 생생하며 정밀했고, 세세한 부분까지도 과학적이었습니다. 마리아는 그 책에서 50마리가 넘는 나방과 나비의 변태에 대해 이야기 했고 각각의 변화 단계에 걸리는 시간, 거듭된 실험과 실패, 그리고 마리아가 관찰한 다른 곤충의 흥미로운 행동들에 대해서도 설명하며 사람들이 곤충의 세계를 이해하고 제대로 인식하기를 바라는 마음이었습니다.

분주하고 현대적인 도시에서 마리아는 이제 예술가로서 그리고 여성사업가로서 독립적인 생활을 시작합니다. 학자와 의사, 식물학자들이 새로운 발견을 공유하려고 마리아를 찾습니다. 마리아는 먼 곳에서 온 이국적인 나비들을 들여다보며 죽은 나비들이 화려하고 반짝이고 있는 것에 반했습니다. 나비에 푹 빠진 소녀는 성장해서 2019년 로버트 F. 시버트 메달 수상작가가 됩니다.

[수리남 곤충의 변태]는 고생 끝에 1705년에 네델란드어판과 라틴어판으로 출간 되었습니다. 곤충을 그릴 때, 마리아는 왜 그 곤충이 좋아하는 식물과 함께 그리려 했을까? 마리아는 왜 그토록 집요할 정도로 철저하게 기록했을까? 어쩌면 현장에서 몇 년 동안 꼼꼼하게 연구했던 경험 덕분일 것입니다. 고전적인 교육을 받아온 사람들보다 좀더 예리하게 관찰했기 때문입니다. ‘생태계’란 단어는 마리아가 사망하고 난 뒤 50년이 지나서야 등장했고 마리아는 시대를 앞서간 세계 최초의 생태학자라고 불리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