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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번째 여름 - 류현재 장편소설
류현재 지음 / 마음서재 / 2021년 5월
평점 :

어느 날 서울남부지검 정해심 검사에게 걸려온 다급한 전화 한통 치매 진단을 받고 요양원에 있는 아버지 정만선이 할머니를 욕조 안에 가둬놓고 성추행을 범하려 했다는 믿기 힘든 소식을 받습니다. 아버지가 왜 그런 일을 했을까요? 황금 엉덩이라 불리우는 성폭력 전담 검사에서 성범죄자의 딸로 전략한 여자는 쏟아지는 증거들 속에서 범인 찾기를 해야 합니다. 이제 남해 초보 어부를 품어준 앵강만 어장을 이끄는 동정호의 선주인 정표세의 아들로 살아가던 과거에서부터 주변인물을 찾아 탐문을 하면서 과거를 역추적하며 몰입감 있는 미스터리 소설은 대한민국 콘텐츠 대상 수상작에 빛나는 류현재 작가의 작품입니다.
첫 번째 여름에 내 아버지가 죽었고, 두 번째 여름에 그 남자의 아버지가 죽었고,
세 번째 여름에는 내 남편이 죽었고, 네 번째 여름에는 내가 죽을 것이다.
p.139 고해심은 덕자에세 만선을 사랑한다고 말한 적이 한 번도 없었다. 대신 ‘복수’라고 했다. 하지만 이제는 덕자도 안다. 고해심이 말한 복수가 그냥 복수만은 아니었다는 걸.
정황증거라는 것이 무섭다. 사실 아버지 정만선이 한 짓은 성폭행 여부는 차치하더라도 목격자인 요양보호사의 진술만으로 유사성행위에 해당된다. 그건 노래방에서 부하 직원에게 키스하다 이곳까지 오게 된 장 팀장의 죄보다 훨씬 중범죄다. 장 팀장에게 징역 2년을 선고한다면 아버지에게는 징역 5년을 선고하는 게 형평성에 맞다. 공무집행을 하는데 공과 사를 분리하는 게 정말 가능할까요?
피해자와 그 가족들이 입은 육체적 정신적 상처를 생각해야 하는데 고해심은 아버지와 어떤 관계가 있어서 종이배에 ‘동정호’라는 이름을 써주었을까요? 노수사관의 상상력은 정해심의 상상력을 앞질렀다. 둘이 서로 사랑하던 관계가 아니었을까 하지만 아버지는 치매환자이고 그 할머니는 지금 파킨슨환자입니다. 작가는 여름 장마가 시작되면서 앵강만은 아침저녁으로 안개가 자욱했고 바다는 얼굴색을 바꾸듯 바다만의 시간이 시작된다고 했습니다. 안개가 걷히듯 사건이 해결될까요.
여름! 강렬하고 흡입력 있는 미스터리 한편 <네 번째 여름>은 마음서재에서 보내주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