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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료받을 권리 - 팬데믹 시대, 역사학자의 병상일기
티머시 스나이더 지음, 강우성 옮김 / 엘리 / 2021년 6월
평점 :

선진국 최강 미국은 의료보장제도가 제법 잘 되어 있다고 생각했었는데 스타이더의 병상일기를 읽고 조금은 놀라웠습니다. 미국의 질병은 모두의 문제이고 형편이 나은 사람들은 덜 그러한 이들에게 해를 끼치고 있다고 합니다. 인간은 평등 하지만 삶의 경우에도 죽음의 경우에도 의료보장의 혜택은 제각기 다릅니다. 모두가 더 나은 치료를 받기 위해 특혜가 아닌 권리가 되어야 한다는 작가의 말에 공감합니다.
처음 몸이 아팠을 당시 독일 뮌헨에서 복부 통증으로 24시간 지나 퇴원조치가 되었고 미국의 연방정부와 상업 의료 시스템은 주인공의 간단한 맹장을 간과하여 간 수술까지 받게 했습니다. 그래서 개인의 권리를 위해서는 공동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병상일기를 적었다고 합니다. 누구나 한번쯤 아파서 새벽이나 휴일 밤에 응급실에 가본 사람이라면 답답함을 느껴봤을 것입니다. 응급실에서 복통은 병도 아닙니다. 저도 요로결석을 바로 진단받지 못해 2주간 고생을 한 기억이 있습니다. 결석의 크기는 무려 6mm였는데도 우리의 첨단 장비로는 확인이 안되었습니다.
P. 51
“내게 글쓰기는 치료의 일환이다. 나 자신의 병이 의미가 있는 것은, 그것이 우리가 걸린 더 광범위한 질병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때 뿐이기 때문이다.”
p.55 휴식을 취하며 책장을 바라보면서, 나는 내가 글로 썻던 사람들의 경험, 대량학살의 희생자들과 생존자들의 경험을 반추하기 시작했다.
P. 189
“환자가 된다는 것이 돈과 사회적 지위에 대한 걱정을 불러일으키지 않아야 한다. 그래야 우리가 치료를 받고 회복될 확률이 높아질 것이다. 신뢰하는 의사와 간호사를 우리 모두가 만날 수 있어야 한다.
한치의 의구심도 없이 잔행되어 왔던 총살, 아살, 가스실 살인에 관한 책을 쓰기 시작했고 유대인들이 병에 걸리면 나치는 그것을 구실로 유대인 대학살을 저질렀습니다. 나치즘과 스탈린주의의 참상을 기록한 [피에 젖은 땅]을 저술한 작가는 한나아렌트상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그의 할아버지는 트렉터를 몰다 돌아가셨고 일하면서 받은 고통을 호소하지 않으셨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작가는 맹장의 고통을 인내한 것과 내 생명을 구해준 분노와 동일하다고 느꼈습니다. 우리는 손쉽게 약을 구입할 수 있어 약에 대해 오남용도 지적하고 있습니다. 참는 일에 서툰 현대인들은 백신주사를 맞은 후 별다른 증상이 없는데 바로 타이레놀을 복용하는 사람들도 주위에서 흔히 보았습니다. ‘병감’이란 뜻과 의료계의 현실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하는 책입니다.
리딩투데이 지원도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