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어가 내려온다
오정연 지음 / 허블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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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를 떠도는 마음들을 끌어당기는 오정연작가의 따뜻한 중력 <단어가 내려온다> 당신과 우리 사이의 우주를 관측하는 SF 허블의 책은 7편의 단편을 모은 작품입니다. 만 15세 즈음, 사람에게 단어가 ‘턱’하고 하나씩 내려온다면 ‘턱’ 보다는 ‘짠’이나 심지어 ‘쾅’에 가깝다는 사람도 있습니다. 공자님은 이것을 [논어]에서 지학이라고 부른다고 합니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예외 없이 단어가 내린다는 사실과 단어를 아는 것은 곧 치명적인 약점을 손에 쥔다는 뜻이었습니다. 명사도 좋고 동사이거나 의태어 의성어도 상관없지만 단어가 의미하는 뜻을 알려면 많은 노력을 해야 합니다. 우리는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 이 우주의 놀라운 세계 속에 있습니다.

 

 

 

 

별들의 요람을 바라보던 중에, 문장의 주인을 표시해주는 말을 받다니 굉장하다고, 말할것이 야말로 어떤 사태가 벌어지든 그 안에서 빛나는 구석을 발견해내는 굉장한 능력이 있었다. 그건 따뜻한 것, 달콤한 것, 포근한 것을 손에 넣기 위해 오랜 시간과 먼 거리를 견디는 이누이트들의 재능이었을까.--- p.92 단어가 내려온다 중에서.

 

 

“확실한 건, 지금 그들이 우리와 같은 세상에 있건 없건 상관없이, 그들이 세상에 존재했다는 사실이 멀거나 가까운 미래에 분명한 차이를 가져온다는 점이에요. 그 차이가 바로 의미 아닐까요?” 이제 사방 어디에서도 더움들 찾아 볼 수 없었다.

--- p.206 행성 사파리 중에서

 

 

화성 이주자 41세 정신과 전문의 김지영씨는 지구를 떠나 자손들이 비대면으로 제사를 지내고 고향을 애타게 그리워합니다. 앞으로 수년 후 어쩌면 우리가 맞닥들일 수 있는 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분향]에서는 첫 번째 화성 이주선이 대기권을 가른 이래 20여 개국이 이주선을 쏘아 올린지 이제 막 1년도 되지 않은 시점을 이야기 합니다. 이주선을 타기 위한 경쟁도 치열합니다. 작가는 어딘가에 자신을 붙어 맬 수 있는 마음의 중력이 필요했다고 합니다. 싱글맘 미지는 화성에서 당당히 ‘우주’와 살기 위해 용기를 내어 봅니다. 지구를 떠나는 일 그래서 우리가 우주를 떠도는 마음들을 끌어 당기는 따뜻한 중력을 작품에서 느껴 봅니다.

 

동아시아 허블에서 지원해 주신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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