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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한 무더위 - 살인곰 서점의 사건파일 ㅣ 하무라 아키라 시리즈
와카타케 나나미 지음, 문승준 옮김 / 내친구의서재 / 2019년 7월
평점 :

소설의 주된 배경인 살인곰 서점은 각종 미스터리 신간은 물론 구하기 힘든 희귀한 고서까지 구비한, 미스터리 팬들의 성지 같은 곳입니다. 무대가 서점이고, 주인공은 탐정, 조연은 전직 편집자다 보니 애거서 크리스티의 『버트럼 호텔에서』부터 대프니 듀 모리에의 『레베카』, 요코미조 세이시의 『악마의 공놀이 노래』까지 동서고금의 명작 미스터리가 잔뜩 거론되며 오마주되어 있는 것 또한 미스터리 팬들에게는 또 하나의 즐길거리가 풍부하다. 와카타케 나나미는 자신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미스터리 단편의 세 가지 필수 요소를 다음과 같이 거론한 적이 있다. “첫째, 적어도 두 번 이상의 반전, 둘째, 독자들이 예상하지 못한 인상적인 복선, 셋째, 강렬한 마무리.” <조용한 무더위>에 수록된 여섯 편의 연작 단편들은 와카타케 나나미가 주장하는 이 세 가지 요소를 완벽하게 충족하고 있다.
내 이름은 하무라 아키라. 국적은 일본, 성별은 여자. 기치조지에 있는 ‘살인곰 서점(MURDER BEAR BOOKSHOP)’이라는 미스터리 전문서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부업이고, 본업은 농담처럼 시작한 ‘백곰 탐정사’의 탐정이다.
“혹시 폭발하는 거 아냐? 버스 엔진이 멈추지 않은 것 같은데.” 그말에 모두 침묵했다. 휘발유 냄새가 코를 찌른다. 차안을 살펴보자 바닥에 닿은 오른 창문 쪽에 몇 명인가 쓰러진 채 움직이지 않는다.
“쇼트커트 여자라고요? 그런 사람, 이 주변엔 셀 수 없이 많아요. 무엇보다 손님 수가 많으니까 매일 얼굴을 마주친다든가 상당히 인상적인 사람이 아니라면 기억 못하죠. 기억 안 하려 하는 점도 있고.”
그 ‘뱀녀’가 가도와키 쓰구미의 가방을 훔쳐 달아난 것은 구급차 도착 전이었다. 인터넷을 거맥해도 그로 보이는 동영상은 찾을 수 없었다. 사고 발생 5분 정도 후였으니.이때는 아직 찍힌 영상이 많지 않았다. 악천후 속에 교통사고 피해자의 가방을 훔친 가도와키 쓰구미를 찾는 것이 하무라 아키라탐정의 여섯 사건 중 첫 번째 사건입니다. ---파란 그늘 중에서
세상에는 수많은 사람이 있다. 각자가 각자의 생각이나 규범이나 의리 또는 그 외의 것들로 자신의 행동을 결정한다. 그리고 일단 누군가가 행동을 하면 그것은 다른 사람에게 반드시 파급된다. 파도는 어느 틈에 멀리 떨어진 곳에 살고 있는 사람에게도 도달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아무리 멀리 살고 있어도 그 파도에 휩싸여 익사할 수도 있다. 바로 나처럼 “지난주 다마 호수 근처에서 백골 사체가 발견된 거 아시나요?” ---성야 플러스
서른 살부터 10여년 동안 프리랜서로 일한 니시신주쿠의 탐정사무소가 얼마 전에 문을 닫았다. 탐정 일은 돈은 벌리지만 심신이 상당히 지친다. 이참에 잠시 쉬어볼까 빈둥거릴 때 옛 지인인 도야마 야스유키를 만났다. 도야마는 살인곰 서점의 오너 중 한 명으로, 점장도 겸하고 있다. 당시 점포 이전을 하게 되어서 일을 도와줄 사람을 찾고 있었다. 그의 좌우명은 “서 있을 수만 있다면 부모라도 써먹어라”다.(웃음) 정신을 차렸을 무렵에는 부모도 아닌데 혹사당하고 있었다.
일상에 활력을 줄 일본 코지 미스터리의 여왕 와카타케 나나미 흥미로운 작품
살인곰 서점의 사건파일은 계속됩니다.
리딩투데이 지원도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