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친코 2
이민진 지음, 이미정 옮김 / 문학사상 / 2018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선자는 마흔이나 마흔다섯 살쯤 되어 보이는 예의 바른 젊은이에게 미소를 지었다. 우치다는 모자수보다 훨씬 젊어보였다. 선자는 자신의 모습이 어떻게 보일지 궁금했다. 오랜 세월 동안 햇볕에서 일한 탓에 피부에는 깊은 주름이 패었고, 짧은 머리는 밝은 하얀색으로 세어버렸다. 겉모습이야 그럴지라도 일흔 셋이라는 나이가 그다지 많게 느껴지지 않았다.P379

[파친코는] 일제강점기부터 1980년대를 배경으로 어디에도 속하지 못했던 내국인이면서 끝내 이방인일 수밖에 없었던 자이니치(재일동포)들 중 한가족의 이야기입니다. 해외에 가봐야 나라의 소중함을 알듯이 이민자로서 작가가 느껴야 했던 감정과 성공을 위해 노력했던 것들이 부산 영도의 훈이, 훈이의 딸 선자, 선자의 아들 노아와 모자수,그리고 모자수의 아들 솔로몬에 이르는 4대를 그린 흡입력 있는 장편소설입니다. 그리고 노아의 아버지가 야쿠자의 고한수라는 것을 알았을 때의 충격이 가장 크게 다가왔습니다.

인생이라는 이름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은 비단 이 세 여성들만이 아니다. 선자의 남편인 이삭은 다른 사람을 위해 자신을 희생해야 한다는 굴레에 묶여 살다 갔고, 경희의 남편 요셉은 가정을 책임져야 하는 것은 남자라는 자신만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해 몸과 마음에 상처를 입었다. 선자의 소중한 두 아들인 노아와 모자수는 일본에서 태어나 일본 이름을 가졌음에도 일본인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경시당하고 차별받는 삶의 굴레를 짊어지고 살아간다. 이것이 책에 나오는 주인공 한명 한명이 짊어진 삶의 무게가 된다는 것을 “역사가 우리를 망쳐 놨지만 그래도 상관없다”는 메시지를 잘 전달해주는 작품입니다.

운명을 예측할 수 없는 도박 같은 삶 [파친코]

우리나라에겐 그런 잊지 못할 과거가 있었습니다.

리딩투데이 지원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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