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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친코 1
이민진 지음, 이미정 옮김 / 문학사상 / 2018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이민자의 힘든 생존의 역사. 이민자의 투쟁적 삶을 통해 바라본 제일 한국인의 뼈저린 역사. 겪어 보지 않은 사람은 이해 할 수 없는 <파친코1> 는 고향을 떠날 수 밖에 없었던 한 가족의 이야기가 아닌 우리 모두의 이야기입니다.
고향은 이름이자 강력한 말이다. 마법사가 외우는, 혹은 영혼이 응답하는 가장 강력한 주문보다 더 당연한 말이다.-찰스 디킨스
영도에 사는 다른 아이들은 훈이의 부모처럼 분별 있는 부모 밑에서 자랄 정도로 운이 좋지 않았다. 적들에게 짓밟히거나 자연재해로 화폐해진 나라에서 으레 그렇듯이 노인과 과부, 고아 같은 약자들은 식민지 딸에서 더없이 절박한 처지였다. 한 명이라도 더 먹여 살릴 수 있다면 보리쌀 한 되만 받고도 하루 종일 일하려는 사람들이 수도 없이 많았다. 어부와 어부의 아내는 자신들의 심장을 한데 합쳐 기운차게 팔딱이는 심장으로 만든 게 바로 훈이라고 생각했다. 비록 불구의 몸이지만 다른 자식들을 모두 잃고서야 얻은 귀한 아들이었다.
“여자의 일생은 일이 끊이지 않는 고통스러운 삶이데이. 고통스럽고 또 고통스러운 게 여자의 인생 아이겠나. 니도 각오하는 게 좋을 끼다. 인자 니도 여자가 되었으니까네 이건 꼭 알아줘야 한데이. 여자의 인생은 남편한테 달려있다. 이 말이라. 좋은 남자를 만나면 근사한 삶을 살게 되고, 나쁜 남자를 만나면 저주받은 인생이 시작되는 거래이. 그래도 우야든동 여자의 인생이 고통스러운 건 마찬가지다 아이가. 항상 일을 해야 한데이. 가난한 여자를 돌봐줄 사람은 아무도 없다 아이가. 기댈 건 우리 자신뿐이다 이기라.”
애국주의는 신념일 뿐이야. 자본주의나 공산주의도 마찬가지지. 하지만 신념에 빠지면 자신의 이익을 잊어버릴 수 있어. 책임자들은 신념에 지나치게 빠져든 사람들을 착취할 거고 넌 조선을 바로잘 을 수 없어. 너 같은 사람이나 나 같은 사람은 백 명이 모여도 조선을 바로잡을 수 없다고, 일본인들이 물러나고, 이제는 소련과 중국, 미국이 엉망진창인 작은 우리나라를 놓고 싸우고 잇어. 네가 그들에게 맞서 싸울 수 있다고 생각하니?
조선은 잊어버려. 네가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해.
장대한 이야기는 2권에서 계속됩니다.
리딩투데이 지원도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