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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내가 주어가 아니라는 것을 알려주었다
김삼환 지음, 강석환 사진 / 마음서재 / 2021년 4월
평점 :

그날 당신의 치아 세 개를 수습했지요. 불에 타지 않은 치아들을 봉투에 담아 내 상의 안쪽 주머니에 넣었습니다. 3일 지나면 어딘가에 묻자고 생각했습니다. 3일이 지났을 때는 그 생각을 할 겨를이 없었습니다. 며칠이 더 흘렀습니다. 주머니 안쪽에서 당신의 체온이 느껴졌습니다. 49일이 지나면 당신과 내가 자주 다니던 길목 어디쯤에 묻으려 했습니다. 49일이 지났지만 그 생각을 하지 못했습니다. 당신이 떠오를 때면 나도 모르게 주머니 안으로 손이 갔습니다. 마치 각성제 같았지요. 당신의 1주기까지는 기다려보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그리고 다가온 1주기, 당신 앞에 따뜻한 밥 한 그릇을 올렸습니다. 그러고도 상의 안주머니에는 여전히 봉투에 든 당신의 치아가 있었습니다. 옷을 입고 벗을 때마다 수시로 만지곤 했습니다. --- p94. 당신의 치아 세 개 중에서
아마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던 무렵이었다. 그때 나를 바라보던 아내의 눈동자는 빛났고 애타게 처연했다. 차마고도에서 살아가는 장족의 노랫소리가 들려온다. 장족은 그 노래를 부르며 고산의 영혼을 달랜다고 했다. 사진 속에서 걸어나온 아내는 그 노래를 정말 좋아했다.
“이 책은 떠나서 돌아오기까지 내가 어떻게 눈물을 이겨냈는지 그 방법과 과정에 대한 기록이다.”
우리 인생사 중 제일 어렵고 힘든 일은 사랑하는 가족을 영원히 떠나보내는 일이지요. 소중했던 사람을 한 번이라도 잃어본 적이 있는 모든 사람에게 바치는 뜨거운 위로 어느 날 갑자기 일어난 불의의 사고로 30여 년간 함께 살던 아내가 다시 돌아올 수 없는 먼 길을 떠난다. 아내를 떠나보내고 나서 남편은 하염없이 걷고 또 걷다가, 한 번도 가까이한 적 없던 낯선 나라로 훌쩍 떠났다. 살아생전 외국에서 한국어를 가르치는 봉사를 함께했으면 좋겠다던 아내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였다. 한치 앞을 내다볼수 없는게 우리의 인생입니다. 작가는 내인생의 꽃길은 어디있을까. 찾아 해맬 필요가 없다고 말한다. 똧길은 따로 있는 게 아니라. 오늘 내가 살아 있어 행복을 느끼는 이 순간에 나는 꽃길을 걷는 것이라고 합니다.
용기와 격려가 필요한 시기에 따뜻한 감성 에세이입니다.
쌤앤파커스에서 협찬해 주신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