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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주의의 기원 (반양장)
한나 아렌트 지음, 이진우, 박미애 옮김 / 한길사 / 2017년 3월
평점 :
품절

전체주의라는 말을 요즘엔 듣기 어려운 용어인데 유대인 정치사상가인 아렌트는 전체주의를 영원히 사라지지 않는 그림자라고 했습니다. 전체주의가 일반적으로 쓰이기 시작한 것은 1930년대 후반부터이고 처음에는 이탈리아의 파시즘, 독일의 나치즘, 일본의 군국주의(軍國主義) 등을 가리키는 말로 사용되다가 제2차 세계대전 이후의 냉전체제하에서는 공산주의를 지칭하게 되어 반(反)공산주의 슬로건으로 전용되었다고 합니다. 간단히 개인주의와 대립되는 개념으로 이해하고 책을 읽었습니다.
전체주의 이전의 반유대주의와 전체주의적 반유대주의의 차이와 관계를 가장 잘 보여주는 실례가 바로 ‘시온 장로 의정서’라는 어이없는 이야기일 것이다. 나치가 이 위조문서를 세계 정복을 위한 교과서로 이용한 사실이 반유대주의 역사의 일부를 구성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일어날 법하지 않은 이야기가 왜 첫손 꼽히는 반유대인 선전 도구로 이용될 만큼 그럴듯해, 보였는지 이 역사만이 설명해줄 수 있다. ---p.44
반유대주의 역시 유대인들이 공적 기능과 영향력을 잃고 재산 외에는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었을 때 절정에 달했다. 히들러가 권력을 장악할 무렵 대부분의 독일 은행에는 유대인이 없었다. 유대인이 100년 넘게 요직을 차지할 수 있던 곳도 바로 독일이었다. 독일계 유대인은 사회적 지위나 수적인 면에서 점진적 성장을 한 후 너무나 급격히 몰락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통계학자들은 몇십년 내로 유대인이 사라질 것이라고 예측하기까지 했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통계적인 관점에서 나치의 유대인 박해와 멸종은 내버려두어도 저절로 진행될 과정을 쓸데없이 가속화한 것처럼 보인다는 것이다.---p.85
아렌트는 전체주의가 운동이라는 이름으로 인간이 움직일 수 있는 공간을 축소하고 파괴했을 뿐, 인간의 마음에서 자유에 대한 사랑을 결코 지우지 못했다고 말합니다. “자유는 인간이 새로 태어나고 그래서 각자는 새로운 시작이며 어떤 의미에서 세상이 새롭게 시작한다는 사실과 동일하다.” 전체주의를 이해하는 것은 결국 진정한 자유를 위한 희망적인 시도인 것이다. 라고 합니다. 과거의 좋은 것은 받아들이고 나쁜것은 교훈삼아 더 나은 미래를 위해 노력한 이들이 헛수고가 아니길 잊혀지지 않기를 책을 읽은 독자가 바라는 마음입니다.
리딩투데이 지원도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