휠체어 탄 소녀를 위한 동화는 없다 - 이야기를 통해 보는 장애에 대한 편견들
어맨다 레덕 지음, 김소정 옮김 / 을유문화사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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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휠체어를 탄 공주는 블랙베리를 따는 게 힘들거야.’ 신체장애가 있는 많은 사람에게 숲은 위험할 장소일 때가 많다. 완벽하게 평평한 포장도로가 없다면 휠체어를 타고는 숲으로 들어갈 수 없다. 가벼운 뇌성마비와 강직성편마비가 있는 작가가 35년간 보고 느낀 것을 동화속 이야기를 통해 쓴 책입니다. 장애인은 특별하고 도와 주어야 한다는 지금까지 가지고 있던 장애를 보는 편견을 “장애는 정도의 차이지만 단지 불편한 것이다” 라는 생각과 19세기남아프리카 줄루부족은 왼손잡이에게 악마가 찾아온 것이라는 내용에서 과거를 회상해 보았습니다. 완벽한 왼손잡이로 태어난 나에게 어린시절 어머니에게 손등을 맞아가면서 지금은 양손잡이가 되었던 생각을 했습니다. 우리 누구도 완벽한 정상은 아니라고 생각하며 장애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 좋은 기회가 된 책입니다.

 

디즈니 공주들은 완벽하고도 비현실적인 비장애인의 몸이 가능하다는 메시지를 전달한다는 것이다. 이 공주들은 안경도 쓰지 않고 목발도 짚지 않고 휠체어도 타지 않고 눈 색과 머리카락 색 이외에는 보이는 모든 것이 동일한 여자아이들이다.

완벽한 육체적 기량에 대한 이 같은 열망은 아주 은밀하게 서서히 전파되어 장애에 관해 우리가 생각하는 방식에 영향을 미친다. 육체를 쓰는 스포츠 에서 어느 정도라도 성취를 해낸 장애인은 육체적으로 아무 일도 해내지 못한 장애인보다 분명한 우위를 점한다. 놀라운 일을 해낸 장애인 서사는 운동선수인 장애인이 운동을 하지 못하는 장애인보다 훨씬 강하다는 이분법으로 이어진다. 현실에서 그 같은 이분법은 장애인 가운데 에는 다른 장애인보다 츅체 능력이 뛰어나 충분히 운동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인상을 심어 주는 데 그치지 않고, 해당 분야의 운동은 장애인들이 적응할 수 없으며, 어떤 장애인도 높은 수준의 성취는 할 수 없다는 인상을 심어 준다.---p.149

‘네가 다른 사람처럼 걷지 않는다는 게 아니다.’ 그 작은 목소리는 계속 말했다. 그 목소리는 내가 늘 알고 있던 사실을 말하고 있었다. ‘이 세상에는 너처럼 걷는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나는 세상에 증명할 것이 하나도 없다. 오히려 세상이 나에게 증명해 보여야 한다. 내 몸을 위한, 내 말을 위한, 기울어진 내 걸음을 위한 자리를 마련해 줄 책임이 세상에는 있다. 공주나 슈퍼히어로가 되고 싶었던 나의 어린 꿈을 끝내고 그 무엇도 되고자 하는 바람을 품을 필요가 없음을 이해할 수 있게 도울 책임이 이 세상에는 있다. 나와 같은 몸에 관한 새로운 이야기를 시작해야 하고, 이 세상을 나와 같은 몸에게도 맞게 바꾸어야 한다. 나는 이미 충분하다. 내가 다른 무엇이 되어야 할 이유는 전혀 없다.

--- p.313

을유문화사에서 지원해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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