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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의 역사 - 침묵과 고립에 맞서 빼앗긴 몸을 되찾는 투쟁의 연대기
킴 닐슨 지음, 김승섭 옮김 / 동아시아 / 2020년 11월
평점 :

장애(障礙)를 정의하기가 힘든데 신체나 정신에 기능적으로 문제가 있어서 정상적인 기능을 하지 못해서 자신과 주변의 세상과 소통하거나 특정 활동을 하기에 어렵게 만드는 조건을 장애라고 합니다. 그런데 신체적, 정신적 장애는 누가 결정을 하나요?
독립은 좋은 것이고, 의존은 나쁜 것일까?
장애인은 의존적이고, 비장애인은 독립적일까?
“의존은 모든 인간의 삶 한가운데 존재한다”

수어를 사용하는 농인 사회에 청인이 있다면 장애를 가진 이는 누가 될까? 의존적이고 손상된 사람은 장애인, 독립적이고 결함이 없는 사람은 비장애인이라는 고정된 인식이 있지만, 장애의 기준은 사회, 세월의 흐름에 따라 변화했습니다. 킴 닐슨의 <장애의 역사>는 그 변화의 과정을 미국 역사를 기준으로 정리한 책입니다.

1492년 이전 북아메리카의 토착민들이 있던 시절엔 농인들은 소통이 필요한 수어를 사용했고 유럽인의 침략과 군사적 갈등과 그들이 가져온 질병으로 인해 장애의 삶은 달라지기 시작했고 1834년 늙고 상태가 좋지 않은 눈이 먼 노예와 수많은 상처 난 상품가치가 떨어진 노예들이 쇠사슬에 묶인 채 바다에 산채로 던져지는 사건도 있었습니다.
미국독립혁명 이후 수십 년 동안 새로운 국가는 좋은 시민과 나쁜 시민을 정의하고 구별했다. 민주주의는 시민들이 이성적으로 정치적인 결정을 내릴 수 있고 또 그렇게 할 것이라고 간주하는, 거대하면서도 동시에 잠재적으로 위험한 실험이었다. (중략) 정치 이론가들은 온전한 시민권을 가질 수 있는 사람들 백치, 정신이상자, 여성, 토작민과 구분했다. 국가는 인종과 젠더, 그리고 무엇보다도 장애에 따라 투표할 권리로부터 사람들을 배제했다. 미국이라는 국가를 만드는 일에는 능력 있는 몸을 가진. 온전한 시민권을 체화한 사람들에 대한 법적, 이념적 설계가 내재되어 있었다.---p114. p115


출처: 채널예스 홈페이지 http://ch.yes24.com/Article/View/43458?y_contents=채널예스&y_channel=뉴스캐스트&y_area=61
인간의 경계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가장 깊고 물질적으로 할 수 있는 영역이 ‘장애’라고 생각했어요. 그러니까 ‘장애의 역사’로 이걸 이야기한다는 건 이념이 아니라 근육과 뼈와 살로 하는 느낌이에요. 구체적인 삶을 가진 존재들의 이야기니까요. 그런 맥락에서 『장애의 역사』는 오래 기다렸던 책이에요.
차별은 공기와 같아 기득권에게는 아무리 눈을 크게 떠도 보이지 않지만. 권리를 박탈당한 사람들은 삶의 모든 순간을 차별과 함께 살아간다.
우리 모두는 상처받고 다칠 수 있는 취약한 존재인 동시에 그 약함을 응시하고 나눈 수 있는 존재이기도 하다는 것을 , 인간의 존엄은 독립 in-dependent 보다도 상호의존 inter-dependent 을 통해 지켜낼 수 있다는 것
<장애의 역사>는 침묵과 고립에 맞서 빼앗긴 몸을 되찾는 투쟁의 연대기입니다. 장애의 역사는 나와 별개의 일, 타인의 이야기가 아닌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입니다. 또한 현재 우리가 누구인지를 묻고 미래에 어떤 존재가 될 것인가를 논하는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국가에 대한 이야기라는 점. 책을 읽는 동안 인생을 살면서 장애에 대해 시간을 내어 깊게 생각해 본 적이 없고 불편한 사람을 보면 도와주어야 한다 이렇게 단순하게만 생각한 저에게 장애란 인식을 다시 해보는 시간이었습니다.
동아시아에서 협찬해 주신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