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물에서 하늘 보기 - 황현산의 시 이야기
황현산 지음 / 삼인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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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힘든 봄을 보내며 <잘 표현된 불행>. <밤이 선생이다>, <사소한 부탁>을 읽다가 <우물에서 하늘 보기>까지 오면서 어김없이 가을이 왔습니다. 이육사, 한용운, 윤극영, 서정주, 백석, 유치환, 김종삼, 김수영, 보들레르, 진이정, 최승자 등 27편의 시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2015년 11월에 책이 출간되었고 작가는 2014년 4월16일을 이렇게 표현했습니다. 벌건 대낮에 푸른 댓잎 같은 생명들이 우리의 눈앞에서 물속에 잠겨 들었다라고 세월호의 아픔도 글로 남겼습니다. “가슴에 묻자니 가슴이 좁고 하늘에 묻자니 하늘이 공허하다.” 우물 안에 사는 개구리는 하늘의 넓이나 깊이를 우물만큼의 넓이와 깊이로 이해 한다는 속담 ‘우물 안 개구리’ 우리가 사는 세상은 우물 안의 개구리 같은 삶입니다. 바쁘고 힘든 일상이라는 핑계가 좁디좁은 마음으로 표현된 생활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마음이 들게 된 책입니다.

억압의 저 너머를 꿈꾸지 않는 삶은 없다. 또 다른 삶에 대한 의지가 없다면 물질이 이 까다로운 생명을 왜 얻어야 했으며, 그 생명에 마음과 정신이 왜 깃들었겠는가. 예술가의, 특히 시인의 공들인 작업은 저 보이지 않는 삶을 이 보이는 삶 속으로 끌어당긴다. 그의 사치는 저 세상에서 살게 될 삶의 맛보기다.---P24

눈 속에서도 굴하지 않고 홀로 피어 있는 매화의 향기만이 시인의 고고한 이상과 지조를 상징하고 증명할 뿐이다. 이 매화 향기에는 어떤 아득한 높이가 있다. 이 고결함이자 아득함은 시인의 높은 이상이 실현되는 일의 아득함과 다른 것 일 수 없다. 이상이 실천되기까지의 아득함 앞에서 시인이 배워야 할 것은 바로 저 큰 강물의 교훈이다. 그는 아득한 세월에 좌절할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 장구함에 희망을 걸어야 한다.---P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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