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산에 산다
최성현 지음 / 시루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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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은 말하는 것이 좋아요. 그래야 꿈에 날개가 생기고, 싹이 틉니다.”

 

벌레처럼

낮게 엎으려 살아야지

풀잎만큼의 높이라도 서둘러 내려와야지

벌레처럼 어디서든 한 철만 살다 가야지

남을 아파하더라도

나를 아파하진 말아야지

다만 무심해야지

울 일이 있어도 벌레의 울음만큼만 울고

허무해도

벌레만큼만 허무해야지

죽어서는 또

벌레의 껍질처럼 그냥 버려져야지-작자미상

 

무슨 재미로 산에 살아요? 라고 물을 때마다 그 날이 그 날 같아도 놀랍게도 똑같은 날은 단 하루도 없습니다. 산에 나무들이 자라고 물과 공기는 해가 갈수록 맛있게 변합니다.

산의 모습은 봄, 여름, 가을, 겨울 철마다 다릅니다. <그래서 산에 산다>의 최성현작가님은 산에서 생활하며 논밭을 가꾸고 자연과 더불어 살고 있습니다. 바보 이반 최성현 작가님의 스무해 살이 산속에서 겪은 꿈같은 이야기를 담은 책입니다. 도시에 사는 저에게, 산에서 살고 싶은 저에게는 꿈같은 일이라 부러웠습니다.

 

 

하루는 얼마나 자비로운가! 어제의 일을 묻지 않는다. 잘난 놈 못난 놈 가리지 않는다.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24시간이 주어진다. 하루이틀이 아니다. 무엇을 그리든 자유인 1440분이라는 화폭을 하루는 죽을 때까지 우리 앞에 가져다 놓는다. 그 하루에 우리는 우리의 인생을 걸 수밖에 없다. 아무리 무거운 짐을 져도 지게질은 쉽다. 어쨌든 한 발 한 발 걷다 보면 목적지에 닿는다. 하지만 어제보다 나은 오늘을 살기는 쉽지 않다. 그 한 발 내딛기가 잘 안 된다. 그것이 더 많은 수입이거나 더 높은 지위가 아니고 삶의 질이거나 인격일 때는 더욱 그렇다.

--- p.91, 「지게질 명상」 중에서

 

 

 

 

이 책은 가디언출판사에서  협찬해 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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