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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으로 하는 작별
룽잉타이 지음, 도희진 옮김 / 사피엔스21 / 2010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언뜻 제목만 봐서 소설인 줄로만 알고 있었는데 막상 펼쳐보니 작가인 룽잉타이가 딸이자 두 아이의 엄마의 시각으로 부모와 자식간의 애틋한 정을 그려낸 에세이였다. 평소에 그리 즐겨 보는 편이 아닌 장르이긴 하지만 이 책을 통해 부모와 자식간의 끈끈한 사랑을 통해 부모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계기가 될 것 같다.
부모는 자식에게 한없는 사랑을 베풀고 그 자식이 장성해서는 그 사랑을 대물림하듯이 자기 자식에게 부모가 했던 행동들을 똑같이 복사하듯 사랑을 한다. 나 또한 친정엄마에게는 항상 어려 보이는 딸이지만 세 아이의 엄마의 모습으로 받았던 사랑들을 내 자식들에게 쏟고 있다. 어릴때는 부모의 품이 제일이라고 생각하지만 세상을 조금씩 알게 되면서 자식은 부모에게 앞모습보다는 뒷모습을 보여줄 때가 많고 이제는 혼자 할 수 있다고...걱정 그만 하라고...어른이라고 외치는 자식들의 모습을 보게 된다.
"나는 천천히 아주 천천히 이해해가고 있다. 부모와 자식 관계에 대해 부모와 자식은 이 세상을 살아가는 동안 점차 멀어져가는 서로의 뒷모습을 가만히 바라보며 이별하는 사이가 아닐까. 우리는 골목길 이쪽 끝에 서서 골목길 저쪽 끝으로 사라지는 그들의 뒷모습을 묵묵히 바라본다. 그 뒷모습은 당신에게 속삭인다. 이제 따라올 필요 없다고".....p21
가정에서의 엄마라는 위치는 엄청나게 크다. 어느 한구석도 엄마의 손길이 닻지 않는 곳이 없고 자녀를 위해 혼신의 무한 열정을 뿜어 주기 때문에 단지 고액의 연봉을 받진 않지만 전천후 경영자임에 틀림없다. 엄마의 그러한 평범한 일상 속에 크나큰 아름다움이 숨어서 빛나 보이는 건 아닐까?
작가는 이 책에서 어렸을 때의 모습부터 치매를 앓고 있는 엄마를 가진 딸의 모습까지 솔직 담백하게 이야기를 펼쳐 놓았고 마지막 장은 아버지와의 얼마남지 않은 작별을 준비하고 눈으로도 작별하지 못한 아버지와의 안타까운 이별까지 소개되었다. 읽으면서 우리나라와의 다른 문화를 이해하기가 쉽지 않았고 부분 부분 나오는 시구절또한 그러했다.
부모와 자식의 관계는 누가 뗄 수가 있겠는가? 아마 내 자녀가 인생을 이해할 때 쯤이면 내 머리도 희끗해질거고 내가 자녀들에게 했던 행동들을 반복하며 나의 맘을 알 때가 올 것이다. 나 또한 부모에게 효도해야 겠다는 생각을 다시금 되새기며 있을 때 잘하란 말이 있듯이 나중에 후회하지 말고 생전에 잘해야겠다.
열어볼 수 없기 때문에, 모래시계 안의 모래가 얼마나 남았는지 알 수 없다. 모래가 떨어지는 속도가 얼마나 빠른지도 알 수 없다. 하지만 백퍼센트 확실한 것은 모래가 끊임없이 떨어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사르륵 사르륵 한순간도 쉬지 않고....136